보통사람들은 자신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 당황한 나머지 어디가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지 모르는 게 대부분이다. 법치국가인 한국 사회에서조차 몰라서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보는 인권주일을 맞아 교회내 인권관련 단체들을 소개, 어려움에 처한 독자들에게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법률문제를 비롯 노동, 도시빈민, 여성, 양심수, 생명, 환경 등 많은 분야에서 인권에 관계된 일을 해왔던 교회내 인권관련 단체들이 바로 독자 여러분들의 손과 발이 되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이들이 하는 일을 분야별로 소개한다.
■ 무료 법률 상담 및 인권 수호 활동
억울한 누명을 쓰거나, 그에 준한 일을 당한 이들에게는 마땅히 찾아갈 때가 없다. 거의 대부분 힘없는 사람들이기에 이들이 법률적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천주교 인권위원회「무료 법률 상담소」를 비롯 가톨릭 사회복지회 상담실,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나눔의 전화, 가톨릭 서울 법조인회 등이다.
이 단체들은 70년대부터 한국 사회안에서 인권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인권의식 고취를 위한 모든 교육에서부터 무료법률상담, 법률구조활동, 억울한 구속자들 위한 대책활동, 양심수 후원 및 결연사업, 인권 상황 조사 및 연대지원 등 지금까지 수많은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물론 사례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이들은 교회의 가난 정신, 즉 복음정신을 현 사회안에 구현시킨다는 목적아래,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법률적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어 많은 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노등
가톨릭교회가 이미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분야는 단연 노동문제였다. 산업발전이 국가 제일의 정책으로 일관되어 오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인권침해는 그동안 갖가지 모습으로 드러났으며, 가톨릭교회는 교회내 노동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해왔다.
가톨릭 노동사목위원회 산하 단체를 비롯 각 교구에 개설된 노동사목 센터를 통해 가톨릭교회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일조하고 있는 가톨릭계 노동단체들은 크게 세 부류로 분류된다. 산업재해로부터의 노동자 보호 단체, 노동자들의 교육 등 문화공간,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가 바로 그것. 이 단체들은 한 가지 기능보다는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 노동자들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접근, 해결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가톨릭 노동사목위원회(서울)와 가톨릭 노동사목 전국협의회에 소속되어 있고, 각 교구의 지원을 받는 곳도 있다.
현재 서울대교구만 하더라도 노동사목 전담사제를 두어 노동자들의 문제를 교회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서 설 수 있도록 노동사목이라는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돕고 있다.
■ 도시 빈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란 대주제를 갖고 도시지역의 가난한 이들의 인권확보를 위해 일해오고 있는 가톨릭내 도시빈민 관련 단체들은 서울대교구 빈민위원회를 비롯 천주교 도시빈민회, 서강대 도시빈민연구소, 주거권실현을 위한 주거연합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빈민위원회는 서울지역에 4개의 도시공소를 설립, 사목자가 직접 빈민현장에서 더불어 함께 살면서 이들과 함께 발생되는 전반 문제에 접근하고 있어, 교회의 빈민활동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설정이다.
이들 단체들은 학계, 정계, 법조계, 종교계를 망라해 도시빈민의 주거권확립을 위해 그동안 수많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주거권을 비롯 도시빈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주민 교육 등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 여성
교회는 매 맞는 여성 문제와 매춘여성, 성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남성의 무차별적 구타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줄 뿐 아니라 여성이 사회의 일원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 여성관련 단체들은 활동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여성의 전화 등 일반 사회단체와의 긴밀한 연대속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전인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교회내 여성 인권단체들은 막달레나의 집, 사마리아의 집을 비롯 여성의 집, 이태원 공동체, 쉼자리, 마리아 자매원, 나자렛 성가원, 등대의 집(인천시에 12월9일 개원예정)등 계속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 발생되고 있는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단체 외에도 교회는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정의평화 위원회와 생명문화 연구소 등 각 연구소들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학술적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이와 같은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의 손을 잡아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처럼 교회는 이 사회의 그늘진 이들,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서 이들의 인권수호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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