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엠마우스」와 시화「일꾼의 집」에서 봉사하고 있는 클레어 캐리양. 그는 94년 6월 한국에 온 아일랜드인 평신도 선교사다.
한국어 연수 후 1년 6개월여 동안 상담소 일을 도우며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접해온 그는 요즘 들어「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였다」는 복음이 무척이나 새롭다.
최저 임금수준에도 못 미치는 월급과 최악의 근무조건, 임금체불, 구타 외에도 편안한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서 오는 외로움, 언제 잡힐지 모르는 두려움, 산업재해, 질병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클레어양에게 그 복음은 더욱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언어적 장벽과 법률적 지식의 한계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이국생활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아픔에 보다 공감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 13년여동안 국민학교 교사생활을 했던 그에게 외국인 노동자 상담문제는 무척 낯설고 당황스러운 일이었다고. 특히 아일랜드의 경우 전통적인 농업 국가인데다가 역사적으로 볼 때 외국인들이 유입해 오기 보다는 영국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이민을 떠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동자, 특히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관련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이제는 외국인과 한국인들의 문화적 배경이 다른 상황, 또한 관련 법규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시급히「외국인 노동자 보호법」이 제정되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 받으며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권주일과 특히 97년 외국인 노동자의 해를 계기로 이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 즉 그들도 한국의 노동자들과 동등한 노동권과 근로조건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한 클레어양은 덧붙인다.
『일단 그들이 집을 떠난 나그네라는 것과 왜 그들이 고향을 떠나야만 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교회나 여러 단체들도 여러 방면에서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보다 지속적으로 폭넓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결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들 2세들의 출생신고, 교육 문제 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말한 클레어양은 17만명의 외국인 근로자, 그 중 불법 체류자가 10만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조속한 해결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관련 시위에 여러차례 참석, 신문에 사진이 게재되기도 하는 등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말한다. 클레어양은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접하면서 개인적으로「모두에게 마음을 여는 삶」을 보다 깊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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