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8일은 교회가 제정하고 있는 인권주일. 본지는 96년 인권주일을 맞아 인권문제 중에서도 현재 한국에서 가장 시급하고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조선족 문제 등과 관련 그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는 관계자들을 만나본다.
외국인으로서 외국인 노동자 문제 상담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클레어 캐리양, 재조선족 동포돕기 가톨릭측 대표 김홍진 신부, 사노맹사건에 연루 수감중인 시인 박노해씨를 위한「박노해 후원을 위한 모임」 집행 위원장 이종걸 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세 가지 측면의 비인권적 문제와 현실 그리고 대안 등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일선 산업 현장이나 노동계의 문제로만 보는 잘못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재중국동포들의 경우 남북의 통일과 동포애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 불이익이 당하지 않도록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가 중국 조선족 동포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발족한 재중국동포 문제 시민대책 위원회에 가톨릭측 대표로 참석하고 있는 김홍진(서울 발산동본당 주임)신부는『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국내 취업을 계기로 조국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원한을 품게 된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같은 동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외국인 노동자 보호법을 하루 빨리 제정, 같은 동포로서 마땅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김홍진 신부는 이번 12월1일 장충단공원과 장충체육관에서 재중국동포 및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한 시민 한마당 잔치인「손에 손잡고」행사는 중국동포를 포함한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살아있는 양심을 보여준 좋은 기회가 됐다며 많은 신자들의 참여와 관심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신학교때부터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아 프라도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김신부는 마침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최창무 주교의 요청으로 재중국동포 문제 시민 대책 위원회에 참가, 교회측 창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관심있는 전담 신부를 두고 물적 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때 이들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우리 문제로 내면화될 수 있을 겁니다. 나의 문제로 인식할 때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해소될 수 있겠지요』
한국을 다녀간 15만여명의 중국동포 노동자 가운데 3만여명이 사기를 당하거나, 산재, 임금체불 등으로 고국에 대한 극히 나쁜 감정을 간직하고 있다는 김신부는 그런 문제의 발생원인은「산업 연수생 제도」에서 비롯된다며 이 제도의 폐해를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김홍진 신부는 현재 중국에서는 한국을 다녀간 동포들이 중심이 돼 피해보상을 위한 궐기대회와 서명운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같은 동포로서 얼마나 그들을 비참하게 대했으면 고국에 대해 궐기대회를 준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김신부는 내년도가 유엔이 정한「세계노동자의 해」라는 점을 강조, 인권적인 측면에서도 세계 각국의 화살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행 외국인 노동자 관계법이 조속히 정리되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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