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큰 폭풍이 일어 배가 거의 부서질 지경이었다. 바다 사나이라고 하는 뱃사람조차 겁에 질렸다. 배를 가볍게 하려고 짐들을 바다로 내던지고 뭍으로 되돌아가려 힘껏 노를 저었지만, 점점 더 거칠어지는 바다에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나를 들어 바다에 내던지시오. 그러면 바다가 잔잔해질 것이오.”
배를 타고 있던 요나가 말했다. 어째서 이 바다가 거칠어졌는지 요나는 알고 있었다. 니네베로 가서 주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명을 거슬러 반대방향, 서쪽 끝이라고 일컬어지던 타르시스로 도망가려 했기 때문이다. 요나가 바다에 빠지니 바다가 잠잠해졌다. 그렇게 큰 물고기 배 속에서 사흘 밤낮을 보내며 회개한 요나는 니네베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했다.
요나가 빠진 성난 바다가 바로 지중해(얌 하티콘, ים התיכון), 요나가 배를 탄 항구가 야포(Yafo)다. 이스라엘 중남부의 항구도시 야포는 현재 텔아비브-야포(Tel Aviv-Yafo)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이스라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는 이스라엘 경제의 중심지다. 현대식 고층건물과 라임스톤으로 쌓은 옛 건물이 공존하는 야포는 베드로가 환시를 본 장소이기도 하다.
야포에서 도로카스라는 여제자를 다시 살린 베드로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옥상에서 기도하던 베드로는 하늘에서 내려온 그릇에 모든 짐승과 새들이 들어 있는 환시를 봤다. 이를 먹으라는 소리에 베드로는 속된 것이라며 마다했지만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베드로가 이 환시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가 보낸 사람이 베드로를 찾아왔다. 코르넬리우스는 하느님을 경외하며 기도하던 사람으로 천사의 말에 따라 베드로를 찾은 것이다.
“나는 참으로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떤 민족에서건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주십니다.”
베드로는 지중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카이사리아(Caesarea)를 향했다. 카이사리아는 당시 로마 총독들의 근거지로, 후에 바오로가 갇히기도 했던 곳이다. 카이사리아에서 코르넬리우스를 만나 그곳에서 설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민족과 관계없이 베드로의 말을 들은 모든 이에게 성령이 내렸다. 베드로는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줬다. 베드로는 야포와 카이사리아에서 사람을 속되거나 더럽다고 하면 안 된다는 하느님의 뜻을 깨달았던 것이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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