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청각장애인 사제의 탄생은 화제가 됐지만 현재 그 사제와 신자들의 고충은 가려져 있다. 전화로 본당 섭외를 할 수 없는 박 신부는 지인의 소개나 다른 성당을 직접 찾아가 홍보기회를 요청하는데 여러 가지로 힘에 부친 듯했다.
“제일 마음이 아픈 것은 미사를 봉헌하고 싶어도 참례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예요. 들어오지 못해 문 밖에 서 있거나 답답해 거리에 나와 있는 신자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프죠. 수지침, 음악치료 봉사자들이 와서 도와주고 싶다 해도 공간이 부족해요.”
성당을 건립하기 위해 부지를 알아봤지만 놀라운 가격에 매번 돌아서야 했다. 지난해부터 매주 성당 건립기금을 모금하고, 나눔 바자와 일일호프도 진행하고 있지만 청각장애인 사제와 신자들의 힘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하다.
“갈 곳이 없어 수녀님 방에서 어르신들이 레지오 회합을 하기도 하고요. 여러 단체 문을 두드려 봤지만 홍보를 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 곳도 있고. 저야, 최대한 많이 뛰어다니면서 성당 건립기금에 보탬이 되고 싶지만 잘 안 되네요.”
박 신부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신자들이 성당 건립 때까지 계속해서 수고로움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이다.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신자들이 사제의 고충을 알고 십시일반 돈을 모으기도 하지만 저소득가정이 상당수인 신자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심정으로 한숨만 내쉴 뿐이다.
“청각장애인 성당의 필요성을 절실히 전달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나 봐요. 많은 사람들이 청각장애인 성당 건립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문의 02-995-7394 서울 가톨릭 농아선교회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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