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산 깊은 곳에서 침묵의 위대함을 보여준 카르투지오 수도자, 정치적 사건에 의해 생과 사의 갈림길 앞에 선 트라피스트 수도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 모두 대중들이 사랑한 영화와 연극의 주인공들이다.
최근 대중문화의 폭이 넓어지면서, 종교를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도교 문화를 다룬 작품들은 유독 관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시작은 2009년 개봉한 영화 ‘위대한 침묵’이다. 봉쇄수도회 카르투지오 수도자들의 일상을 담은 영화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침묵이 갖는 의미를 묵묵히 전달했다. 꾸밈도 과장도 없지만 영화는 관객 수 4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예술영화의 흥행물결에 일조를 했다.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인술을 베푼 이태석 신부(살레시오회)의 ‘울지마 톤즈’는 관객 수 30만 명 이상을 동원했으며, 지난 1월 개봉한 ‘신과 인간’도 두 달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 특히 ‘신과 인간’은 3월 15일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특별 씨네 토크를 열어, 고진석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가 수도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대중문화와 그리스도교 문화의 만남은 영화 한 분야의 이야기는 아니다. 연극과 뮤지컬에서도 이런 만남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서울 신사동 윤당아트홀에서 상연되고 있는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가 대표적이다. 신과 함께하는 저녁식사라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은 예수와 한 남자의 대화를 통해 그리스도교에 대한 편견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원작 소설이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연극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수녀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뮤지컬 ‘넌센스’는 1991년 초연 이후 20년 동안 사랑받은 작품이다. 동료 수녀의 장례비용을 벌기 위해 수녀들이 벌이는 에피소드가 유쾌하게 표현돼 있다.
이러한 문화적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동시에 선정적인 대중문화에서 벗어나 영성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종교 문화에 대중들의 갈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5월에도 영화 ‘야곱 신부의 편지’와 뮤지컬 ‘울지마 톤즈’ 등 그리스도교 인물 혹은 문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