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언터처블(Un touchable)-1%의 우정’은 사회 안의 실로 ‘언터처블(건드릴 수 없는)’한 계층 간의 만남을 주선한다. 죽을 때까지 서로 만날 일도 없을 것 같은 그들에게 우정이라는 감정이 싹틀 수 있음을 보여주며 발가벗은 인간, 그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한다.
상위 1%에 속하는 귀족이지만 전신불구인 필립은 어느 날 ‘구직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큰소리치는 하위 1%, 무일푼 드리스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거리에서 방황하며 거칠 것 없던 드리스에게 필립은 그를 간병인으로 채용할 테니 자신을 간호하며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내기를 건다.
오기가 발동한 드리스가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간병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며 영화는 그들의 우정을 그린다. 간병인으로서의 지식도, 마음가짐도 준비돼 있지 않았던 드리스를 곁에 둔 것은 그가 필립을 그저 사람으로서 대하기 때문이다.
귀족가와 빈민가 출신이라는 극단의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도 결국 우리 사회 안에서 ‘사람’ 대접을 받아보지 못했던 그들은 곧 같은 아픔을 가졌음을 확인하고, 서로의 우정을 다져간다. 실제로 필립은 우리 사회 안에서 흔히 만나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이며, 드리스는 사회 한 구석, 음지에서 살아가는 소외된 사람일 뿐인 것이다.
상대방이라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가며 ‘사람’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들에게 더 이상 망설일 것은 없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상처를 마주보고 극복해나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회 안 다가갈 수 없는 계층 간의 융화라는 측면을 제외하고도, 영화 속 그들의 우정은 ‘일반인’이라고 자부하는 우리에게 경이로울 만큼 값지다.
감독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주연은 프랑수아 클루제와 오마 사이 등이 맡았다. 실화,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은 112분.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