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성경을 읽고, 쓰는 즐거움은 왜 변하지 않을까?’ 청주교구 수안보본당 김옥제(세베로ㆍ73)·김규숙(비비안나ㆍ75)씨는 성경필사의 10년 생활화로 유명하다. 성경필사에 쏟은 정성이 자그마치 10년이다.
김옥제씨는 10년 동안 총 10회의 성경필사를 완성했다. 2003년 공직에서 은퇴한 후, 신앙의 기쁨을 자손들에게 알리려는 노력으로 시작한 성경필사가 어느덧 10년이다.
“1999년 60세가 다 되어 알게 된 신앙의 기쁨을 자손들은 일찍 깨우치길 바랐지요. 그래서 ‘신앙의 유산으로 자손들에게 성경필사를 남겨주자’고 결심하게 됐어요. 처음엔 5권이 목표였는데 손자·손녀들까지 다 챙기다보니 10권이 돼 버렸네요.”
10년 간 성경을 쓰는 동안 인생의 희ㆍ노ㆍ애ㆍ락이 그를 지나쳐 갔지만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고, 마침내 8일 예수 부활 대축일 교구장 명의 축복장을 받았다. 김옥제씨는 오늘도 새벽 3~4시에 일어나 11번째 성경필사에 도전하고 있다.
글자를 배우기 위해 성경을 필사했다는 김규숙씨의 10년은 언제나 즐거움뿐이었다. 까막눈의 할머니는 성경필사를 하며 어느새 글자들에 익숙해져 갔다. 필사를 완성해가는 기쁨에 배움의 기쁨이 더해져 김규숙씨에게 성경은 언제나 즐거움만 안겨줬다.
“5남매의 막내로 6ㆍ25 한국전쟁을 겪는 통에 공부할 기회가 없었지요. 공부를 못한 것이 항상 한이었는데 성경을 필사하면서 글씨까지 알게 되니 이보다 좋은 것이 또 어디 있겠어요. 성경 필사는 무조건 저에게 즐거움이에요.”
바쁜 농사일에 집안일까지 하면서 틈틈이 필사에 매달리는 동안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규숙씨는 세월만큼 필사에 정성을 쏟았다. 그리고 지난 8일 김옥제씨와 함께 교구장 축복장을 받았다.
“예수님께서 도와주시니 학교를 안 다닌 저도 이렇게 또박또박 성경을 써내려갈 수 있게 되었네요. 다시 쓰고, 고쳐가며 정성을 들인 필사를 완성하고 나니, 정말 예수님께서 제 곁에 계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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