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에 미아가 되어 고아원에서 살던 중 이탈리아의 한 가정에 입양,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문단에 등단한 현영 타라니양의 시와 에세이, 유화가 담긴「너의 창을 두드리며」(우석출판사간)가 출간했다.
1976년 4월 홀트재단의 주선으로 이탈리아로 입양, 성장한 그는 지난해 25세에 이탈리아 문단의 명문인 피렌체의 문예지「일 파우노(I1Fauno)」문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알려진 그의 정신세계와 삶의 역정은 한국인으로써 이탈리아 문단의 눈길을 받았다는 사실보다도 오히려 세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양부모의 지극한 사랑으로 성장해 오는 동안 그는 바른 품성과 고운 감수성을 몸에 익혔고 그의 삶에 이탈리아인 부모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자신의 생김새가 부모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커다란 내면의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고독과 두려움, 다른 사람을 향한 증오의 감정으로 몇 달씩 방에서 보내기도 했고 이러한 복잡한 감정 속에서 그는 방황으로 떨어지고 결국 고등학교에도 진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는 커다란 삶의 변화가 오게 된다. 양어머니가 중병에 걸리고 양아버지가 교대로 어머니를 간호를 해야만 했던 상황은 오히려 그가 자신의 내면의 문제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던 것이다.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그는 자신이 얼마나 양어머니를 사랑하는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그가 완전히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인생과 존재의 의미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으면서부터이다. 고통의 심연을 헤쳐나가는 동안 그는 고통과 고독의 바닥에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 타라니 자신은 그것을 하느님의 힘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고독과 연민의 세월 동안 그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많은 시편들을 쓰게 되고 그 글들을 통해 내적 갈등과 고통, 고독과 투쟁을 표현했다. 피렌체 대성상의 주임 알렉산드로 신부는 그의 고통과 역경을 이해하고 이 소녀의 놀라운 재능을 이탈리아 문단에 소개해 준 장본이었다.
그 후 현영 타라니는 10여년전 피렌체에 유학간 한 젊은 한국인 부부와 만나게 되고 올해 8월에는 한 국내 일간지에서 그의 격동적인 삶을 기사화한다. 그리고 바로 그날 신문사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경기도 의왕시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9월4일 한국에 도착한 그녀는 친어머니와 오빠를 만나게 된다.
감동의 드라마, 고통의 나락과 이를 극복한 감동의 이야기가「너의 창을 두드리며」에 담겨있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1부에서 현영 타라니가 평소에 출신의 불확실성에 대한 갈등과 혈육의 그리움을 표현한「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가 산문으로 쓰여져 있고 제2부는 9편의 그리움의 시, 3부는 사랑의 시 14편, 4부는 25편의 구도의 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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