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젤」로 2천회를 넘긴 연극인 김지숙씨가 시민운동단체인 「참여민주사회 시민연대」의 후원금 마련을 위해 12월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정동극장 무대에 선다.
『연극은 가장 세속적인 종교』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김지숙씨는 『무대에 올라서면 끝없이 예술적 욕망과 부딪치지만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할 때 거기에 따뜻함이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김지숙씨는 성라자로 마을 이경재 신부로부터 교리공부를 하고, 조만간 세례를 받을 예정이다. 그녀는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절대자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세상의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어엿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민운동단체를 위한 로젤 공연을 하면서도 그녀는 「이 땅의 힘없고 나약한 이들과 연말을 함께 하기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 연극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던 소녀 로젤이 권위적인 아버지의 뜻을 이기지 못해 음악을 포기하고, 호텔에 취직하여 겪는 인생 이야기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은 사람이나 조직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외치고 있다.
특히 이 연극은 관객들과 끝없이 주고받는 대사와 느낌을 통해 소외당한 여성「로젤」이 바로 내 동생, 이웃이라는 것을 관객들과 함께 인식해나가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며 관객들에게 친구가 되어줄 것을 요구하는 그녀의 모습이 때론 우스꽝스럽고 때론 격정적으로 극장 전체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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