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맺음말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도 성인이어야 한다. 요컨대 그리스도인은 「세상 안에서 성사로 살아가는 이들」, 「눈에 보이는 제2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성체성사는 바로 이런 점을 일깨워 주고 그렇게 살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아울러 성찬의 삶을 사는 이라면 성체성사의 바로 그러한 성사성을 현실화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참고사항 1:상징 체계에 대한 이해
성체성사는 미사 중에 그것도 성찬전례의 성찬기도 중에 이루어지는 사건이다. 성찬기도는 단순한 기도라기보다 성체로의 변형을 중심으로 한 거룩한 행위이다. 이 행위는 에피끌레시스(Epiclesis:성령을 청함), 성변화, 기념 및 봉헌과 간구 등 복합적이다. 그리고 성찬기도는 4가지 양식이 있는데 제1양식은 대략 4세기 중엽부터 4세기 말에 걸쳐 확정되어 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가 제 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제 2, 제 3, 제 4양식이 확정되었는데 이 확정이라는 말의 뜻은 새롭게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양식들에 새로운 문구들 즉 성서에서 알려준 내용들을 중심으로 쇄신을 한 것이라는 뜻이다.
이 4가지 성찬기도가 사용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제 1양식은 언제나 사용할 수 있으나 특히 주일과 그 성찬기도에 이름이 나오는 사도들과 성인들의 축일에 사용되고, 제 2양식은 주간 평일과 특수한 환경에서 사용되며 제 3양식은 특히 주일과 축일에 그에 맞는 감사송과 함께 사용되고 제 4양식은 감사송이 불변하기 때문에 고유 감사송이 없는 날 사용된다.
1) 첫부분의 내용과 의미
제 2양식에서는 처음에 주례사제가 양 손을 편 채 『온갖 거룩함의 샘이시여 주는 참으로 거룩하시니』하고 성부를 부른 다음 손을 모아 봉헌예물 위에 펴 덮으면서(안수하면서)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한 후 봉헌된 빵과 포도주에 각각 한 번씩 십자가 표시를 하는 가운데 『우리가 받자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피가 되게 하소서』하며 즉시 성령을 부르고, 성령의 힘으로 바치고자 하는 예물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해 주시기를 청한다(에피끌레시스).
제 3양식에서는 사제가 양 손을 편 채 『성부여 주는 참으로 거룩하시니 창조된 만물이 마땅히 주를 찬미하나이다. 주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능력으로 만물을 살리시고…』한 후 손을 모아 봉헌된 제물 위에 펴 덮으면서 (안수하면서) 『그러므로 주여 겸손되이 비오니, 주께 봉헌하는 이 제물을 성령의 힘으로 거룩하게 하시어』하고 또 빵과 포도주 위에 각각 한 번씩 십자가 표시를 하는 가운데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함으로써 제 2양식에서와 같은 청을 드린다(에피끌레시스).
제 4양식에서도 사제는 양 손을 편 채 『성부여』하고 부른 다음 계속에서 구원의 역사를 봉독하고 난 후 봉헌된 예물 위에 손을 모았다가 펼쳐 덮으면서(안수하면서) 『그러므로 주여 비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하고 십자가 표시를 하는 가운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피가 되게 하시며 그리스도 친히 영원한 계약으로 우리에게 남겨주신 이 큰 성사를 거행하게 하소서』한다(에피끌레시스).
제 1양식에서도 역시 사제가 양손을 편 채 『지극히 어지신 성부여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겸손되이 청하오니』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이름을 통한 성부께 청하는 기도의 원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 1양식에서는 사제가 손을 펴 덮으면서 하는 기도가 빠지고 즉시 빵과 포도주에 십자가 표시를 하면서 『이 선물, 이 예물, 거룩하고 흠 없는 이 제물을 받으시고+강복하소서』한다. 이 청원의 행위 이후 상당히 긴 기도들을 바친 다음 거룩한 변화를 청하는 기도 직전에 다시 한번 봉헌된 제물 위에 손을 펴 덮으면서(안수하면서(『천주여 비오니 이 제물을 축복하시고 기꺼이 받으시고 인정하시고 완전케 하시고 맞갖은 희생이 되게 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성부의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함으로써 분명히 축복을 통해 제물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 되도록 성령의 작용을 청하고 있는 것이다(에피끌레시스). 제 1양식은 비록 그 순서만 다를 뿐이지 그 내용과 의미가 전체적으로 제2, 3, 4양식과 같다.
요컨대 에피끌레시스를 통해서 거룩한 변화를 청하는 첫부분은 성부와 성자의 영이신 성령의 작용, 그래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이 성령의 힘을 통해서 가시화되는 역사를 체험하게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