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크리스마스 캐롤「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탄생시킨 곳, 중부유럽 국가 중 전통적 가톨릭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나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이곳에서의 성탄절 맞이는 곧「대림절을 어떻게 준비하며 보낼것인가」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성탄절 자체만을 기뻐하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대림의 정점이 곧 성탄」이라는 인식이 폭넓게 자리잡혀 있다. 그래서 대림시기가 오면 교회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가 다양한 대림절 기념행사들을 마련 대림절이 갖는 의미를 고양시키고 아기 예수의 오심을 준비한다.
전체적으로 오스트리아의 대림 성탄시기는「조용하고 차분하면서도 가정 중심」이다. 기도와 함께 가족 공동으로 대림환과 대림초 달력 등을 만들면서 성탄을 기다린다. 본당 지역별로는 대림절 전통성가 경연대회, 연극제 개최 등이 활발하게 벌어진다. 자선 모금활동도 더욱 활기를 띤다.
성탄절에는 좋은 음식과 술로 축제를 지내며 오리구이와 잉어찜 등이 주요리로 등장한다. 후식으로 나오는 과자 역시 주요리 못지않게 중요한 성탄 음식 자리를 차지한다. 「셈벨 쇨베른」「슈피트 불른」등이 대표적 크리스마스 과자로 불려진다.
대림시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주요 가로수들을 푸른 나뭇가지로 장식 거리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대림환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가로수들에는 작은 전구가 빛을 밝히게 되고 대림기간동안 도시의 밤을 밝힌다.
오스트리아의 대림기간 풍습 중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주요 도시에서 마련되는「대림시장」(Christ Kindle Markt). 대림기간 중 일주일 혹은 열흘정도 일정한 시간을 정해 펼쳐진다. 이 시장에서는 트리 구유 등 성탄물품을 준비하기 위한 각종 도구들이 선을 보이며 특히 시골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수제품들도 소개되는 등 지역 성탄특산물 전시장이 된다.
이 시장은 오스트리아의 대림절 전통 풍습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이 같은 모습에서도 오스트리아에서의 성탄은 그날 하루만의 축일이 아니라 4주간의 기다림과 준비를 통해 기념하는 축제임이 드러난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대림시작부터 12월16일까지 각 본당에서 봉헌되는「로라떼(Rorate)미사」. 일명 촛불미사라고도 하는 이 미사는 대림기간 중 새벽 4시 혹은 4시30분에 봉헌되는 평일미사인데 전기불을 켜지 않고 참석 신자들이 모두 촛불을 들고 무반주 성가로 미사를 봉헌한다. 여기에는「깨어기다린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는데「로라떼」란 말은 이사야서 45장 8절 첫구절의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대림시기 첫 토요일에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는 미사봉헌에서 시작됐다고.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대개 미사 후 함께 아침식사를 나누고 각자 집으로 혹은 직장으로 떠난다.
「오스트리아의 성탄절」을 소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짤쯔부르크교구 오베른도르프(Oberndorf)성당의「고요한밤 거룩한밤」시창식. 매년 12월24일「고요한밤 거룩한 밤」성가가 작곡되어진 오베른도르프 기념성당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대개 수많은 관광객들과 지역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마련된다. 말그대로 그해 처음으로 고요한밤 거룩한 밤을 노래하고 연주하는 시간이다. 시작전례와 함께 모든 이들이 처음에는 독일어로 두번째는 참석자들의 자국어로 고요한밤 거룩한 밤을 합창, 성탄절이 시작했음을 기념한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