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는 베드로의 변화된 모습을 기점으로 전과 후의 모습에 대해 설명한다. 일찍이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 죽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님의 수난 때에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나 자신의 구원자를 위하여 순교로 넘겨졌을 때 마침내 그 약속을 지켰다.
주님을 부인하고 또 사랑한 자는 그런 종말을 맞았습니다. 그는 자만심으로 부풀어 올랐다가 주님을 부인함으로써 엎어지고, 눈물로 정화되고, 고백으로 인정받고, 고난으로 관을 썼습니다. 주제를 모르고 건방지게 당신을 위해 죽겠다고 약속한 분의 이름을 위해 완전한 사랑 속에 죽은 것, 이것이 그가 도달한 종착점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로 힘을 얻고 나면, 베드로는 나약할 때 성급하게 약속한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먼저 베드로의 구원을 위해 돌아가시고 그다음엔 베드로가 그리스도를 선포하기 위해 죽는 것, 이것이 올바른 순서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만용으로 말미암은 대담함은 ‘진리’께서 세우신 질서와 순서가 정반대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포함하여 당신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생명을 내놓으러 오신 것을 안 베드로는 그리스도를 위해 생명을 내놓을 생각이었습니다(요한 13,37 참조). 구원자를 대신하여 넘겨지는 이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일은 보다시피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부터는 주님의 이름을 위하여 죽음 자체를 불러오기 위해, 자신을 잘못 평가한 오만에서 나온 거짓 힘이 아니라 마음의 참된 힘을 (그것이 이미 은혜로이 주어졌으므로) 지니게 될 것이었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요한 복음 강해』 123,4).
상을 차지하도록 불리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님께서 전에는 가르치기 위해 제자들을 부르셨지만 지금은 두려움 없이 실제 사명을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당신을 따르라고 부르신다고 설명한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전에 제자들을 부르실 때와는 다른 식이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마르 1,17)라고 하셨지만, 그때는 그들을 가르치기 위해 부르셨고 지금은 상을 차지하라고 부르십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147,3).
베드로는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이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써 베드로는 예루살렘의 교사가 된 것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교사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베드로에게 그가 ‘죽을 것이다’가 아니라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을 겪는 것은 고난당하는 이에게 영예이자 영광임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이르신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도 그분의 배려와 신중함 그리고 그분께서 베드로와 매우 친밀한 사이임을 암시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야고보가 예루살렘 교회의 책임자가 되었소?’하고 누가 묻는다면, 저는 ‘그리스도께서는 베드로를 이 교구의 주교가 아니라 온 세상의 교사로 임명하셨다’고 대답하겠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요한 복음 강해』 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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