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을 먹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호계공원에 갔지.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며 하늘을 보니 얼음보다 시원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단다.
우리는 헤어지기가 아쉬워 서로 손을 만지며 얘기를 계속했지. “너의 고운 손이 어쩌다 이렇게 나보다 험해졌니” 했더니, “그래도 난 괜찮아. 나를 언제 어디서나 잊지 않고 사랑해 주시는 그분이 계시니 말이야”하며 예쁘게 웃는다.
그리고는 “그런데 친구야. 이제 너도 냉담 그만하고 성당에 나오렴”하며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때만 해도 내가 냉담중이라 얼마나 교만했는지 “알았어, 생각해볼게”하고 건성으로 대답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일이 돌아오자 성당에 가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치더니 기쁨의 신앙생활을 다시 하게 되었다.
친구를 만날 때마다 그 여름밤의 만남이 생각난다. 다시금 주님의 품에 돌아오게 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나처럼 냉담 중에 있는 교우가 있다면 어서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 행복한 삶이 되도록 이끌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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