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목소리가 높았던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73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신자들이 당선됐다. 이를 전체 국회의원 정수 300명에 비춰보면 24.3%가 넘는 수치다. 양적인 면에서는 지난 18대 국회 때의 79명(26.4%)에 비해 조금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 복음화율에 비하면 두 배 가까운 높은 수치로 신자 의원들에 대해 거는 교회 안팎의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거센 변화의 바람은 신자 정치인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19대 국회에서는 전체 신자 의원 가운데 초선이 32명으로 비율(43.8%)로는 역대 총선 평균 초선 비율 48.1%보다 낮지만 신자 의원만으로 한정해 보면 지난 17대 국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변화를 보였다.
또한 여성 의원도 역대 최다인 14명으로 여성 특유의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실은 남성 중심의 가치관과 정치 행태가 지배적인 정치판에서 국회를 이끌어갈 신자 의원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전체 5선 이상의 지역구 의원 12명 가운데, 평소 모범적인 신앙활동과 의정활동을 펼쳐온 민주통합당 문희상(바오로·67·의정부 의정부1동본당)·이미경(마리아·61·서울 수색본당)·이석현(임마누엘·61·수원교구 안양 매곡본당) 의원 등 3명(25%)이 5선으로 국회에 진출해 신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회가 생명 문화 건설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는 사형제도 폐지운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와 향후 활동이 주목되고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교육·문화운동을 하며 시집 「접시꽃 당신」 등으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려온 도종환(유진길아우구스티노·56·청주 복대동본당) 시인이 비례대표(민주통합당)로 국회에 진출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례대표 가운데는 영화 ‘완득이’에서 주인공 완득이의 엄마로 출연했던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이자스민(자스민·35·서울 명동주교좌본당)씨가 새누리당 공천으로 국회에 입성해 교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주민사목에 활로가 마련될지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신앙에 따라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나갈 신자 의원들의 몫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신자 의원들은 무엇보다도 ‘정치공동체는 공동선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각인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정치공동체는 당리(黨利)를 공동선에 앞세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사목헌장 75항)는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국정에 임하는 의지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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