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지금과 같은 역동성과 활력을 보이는 데에는 여성신자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 여성신자들의 신심의 깊이와 참여 정도에 따라 한국교회의 신앙과 사목활동의 양과 질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이러한 발전과 활동의 중심에는 각 교구 ‘여성연합회’가 든든한 뿌리이자 그늘이 되어왔다. 여성연은 각 가정과 사회 안에서 복음적 생활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여성 신앙생활 활성화와 교육 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대표적인 단체다. 강옥희(율리아나·57) 회장도 지난 20여 년간 교구 여성연합회 활동을 통해 평신도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복음화 소명을 실현하는데 투신해왔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는 안양대리구 의왕본당 최초의 여성 총회장으로서도 활동 중이다.

강옥희 회장은 교구 여성연 활동의 모범으로 꼽힐 뿐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 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극소수의 여성 본당 총회장으로서도 그 활동을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은 교회 내에서는 여성들의 리더십 및 전문화 교육에, 대외적으로는 교회와 지역 사회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젊은 시절, 강 회장은 비신자와 결혼하면서 신앙적 갈등을 겪었고 오랜 시간 냉담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체험을 할 수 있었고, 주변의 권유로 여성연 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

강 회장은 무엇보다 “여럿이 더불어, 중·장기적인 계획안에서 복음화 노력을 펼치는 여성연의 활동이 자신을 더욱 열정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한다. 본당 성모회를 비롯해 각종 단체 활동을 섭렵한 경험도 평신도로서의 몫을 능동적으로 찾고 실현하는 역량을 쌓게 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여성연 회원들과 함께 도시 내 본당 뿐 아니라 농촌본당 곳곳을 찾아가는 리더십 교육의 주축으로도 나섰다.

“평소 여성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많은 경우 주먹구구식 일정을 보낼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는 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머물러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교육 등 다양한 전문화 교육이 체계적으로 지원돼야 합니다.”

또한 강 회장은 “여성들은 여성들이 지닌 모성 등 고유한 특성을 바탕으로 가정 안에서뿐 아니라 교회 안팎에서 보다 월등하게 복음화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며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생활 터전을 복음화하는 데에도 여성들이 유리한 입장”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강 회장은 최근에는 본당 관할 구역 지방자치단체 등과 교류하고 지역민들과 소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당 내에 지역사회 EM(유용미생물) 보급소를 유치한 것도 이웃들이 부담 없이 성당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이끌기 위해서였다. 앞으로는 교회가 시대 흐름에 맞춘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통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간접선교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방침이다.

“교회 안에서만 갇혀 봉사활동을 펼치면 정작 사회 복음화는 이뤄내기 어렵습니다. 여성 스스로도 평신도로서 올바른 정체성을 갖춰 교회 내 다양한 구성원들과 파트너십을 이루고, 교회 또한 여성들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활용해 교회의 담을 넘어 이웃들과 소통하는데 힘써나가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