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인간 탄생 소식에 대해 전세계는 충격과 경악을 금지 못하고 있다.

요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클로네이드사가 아무런 과학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복제 아기의 탄생을 발표함으로써 전세계 과학계 대부분으로부터 의혹과 도덕적 비난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발표의 진위 여부에 상관 없이 『인간 복제 발표 그 자체만으로도 이는 이미 인륜이나 윤리적 고려가 결여된, 잔인한 정신 상태의 발로』라고 덧붙였다.

교황청 생명학술원 부원장인 엘리오 그레씨아 몬시뇰은 이탈리아 안사 통신과의 회견에서 『인류는 전쟁과 핵무기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과학적 실험으로부터 자신이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하루속히 관련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이창영신부는 『과학자들은 복제 연구의 목적이 난치병치료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복제인간이 탄생하면서 이들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치료목적을 위한 배아 복제 연구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윤리교육학과 진교훈 교수는 『정말 인간복제가 이뤄졌다면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유일성을 파괴하고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엄청난 사건』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복제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과학계의 경우, 인간 복제를 실시한다고 해도 이를 막을 아무런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규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수년 전부터 생명윤리 전반을 규정할 생명윤리법 제정이 추진돼 왔으나 인간 배아 복제 연구를 둘러싼 과학계와 산업계의 강력한 압력과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미뤄져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불임 시술 기관 등에서 한해 창출되는 배아가 50만에서 80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이와 관련된 기술이 수위를 다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관리하고 규제할 수 있는 관련법 입법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을 다만 수익 사업 또는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복제 인간 발표를 계기로 국내 생명윤리법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영 신부는 『수정과 함께 온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 복제는 물론이고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배아 연구 자체도 즉각 중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명윤리법이 하루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즉시 성명을 내고 『인간 복제는 인류 사회의 도덕적 상처』라며 『국제적인 인간 복제 금지 협약 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성민우회는 성명에서 『생명공학 안전?윤리에 관한 법제가 전혀 없는 우리나라는 클로네이드의 인간 복제 시도를 포함한 무분별한 기술의 실험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생명윤리법을 하루속히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외국의 경우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은 법률로 인간 복제를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도 인간 복제, 배아 복제를 모두 금지하는 것으로 법률을 마련, 최근 하원을 통과해 상원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다만 영국에서만 연구 목적의 배아 복제를 허용하고 있다.

한편 인간 복제 규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지되더라도 일부 국가라도 허용하면 효용성이 없다는 점에서 유엔 차원에서 복제 금지 협약을 만들어 모든 회원국들이 이를 준수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인간.동물 복제 일지

1996년 영국 로슬린 연구소 세계 최초 복제양 돌리 탄생

1997∼99년 미국, 일본, 뉴질랜드에서 생쥐, 소, 염소 복제 성공

1999년 2월 12일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 교수팀 복제 젖소 영롱이 복제 성공

2000년 3월 14일 로슬린연구소 제휴회사 복제 돼지 탄생

2000년 미국 클로네이드사 인간 복제 추진 발표

2001년 이탈리아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 등 인간 복제 강행 발표

2002년 2월 텍사스 A&M 대학교, 고양이 복제 성공

2002년 11월 26일 안티노리 박사, 인간 복제 아기 2003년 1월 출산 발표

2002년 12월 26일 클로네이드사 인간 복제 아기 탄생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