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자로서 신앙생활은 많은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부딪치면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반, 구역, 지역, 단체와 분과, 어느 공동체에서 무슨 일을 하든 우리 모두는 봉사자로서 열심히들 일합니다.
그런데 내막을 살펴보면 각자 내가 하고 있는 일 또는 내가 맡은 단체가 하느님 뜻에 맞게 생활하고, 본당에서 최고의 단체라고 자부합니다. 자부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다른 단체를 비방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나만 하느님 뜻에 맞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다른 사람은 모두 잘못됐고 그렇게 신앙생활하면 안 된다며 타인의 신앙생활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 그러면서 본인은 남들보다 앞에 나서길 좋아하고 칭찬 받기를 좋아합니다. 누가 누구를 판단하고 누가 누구를 단죄할 수 있습니까? 우리 중 누가 과연 타인이 잘못됐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매우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죄송하기까지 합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 안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내가 맡은 일은 내 십자가려니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기도했는가?’ ‘많이 부족한 내가 봉사자의 길을 갈 수 있을까?’ ‘본당의 모든 교우들을 감싸 안고 주님을 향해갈 수 있을까?’ 봉사자라는 직분이 많이 버겁고 힘든 일이지만 ‘나의 십자가’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지고가면 예수님께서도 기꺼이 도와주실 것입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죽을 때까지 내가 맡은 일을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해나간다면 각 개인 및 공동체의 수고도 하느님께서 판단해 주실 것입니다. 내가 잘못 판단하고 잘못 얘기한 일들로 인해 많은 분들이 고통을 당하지는 않으셨는지 반성하며, 지난 일을 회개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됩시다.
봉사자는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우리 모두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주님,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루카 1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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