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 성 빈센트드뽈자비의수녀회가 운영하는 ‘한울이네 공부방’에 수원교구 용인대리구 성복동성마리아요셉본당(주임 백윤현 신부)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6명이 찾아왔다. 올망졸망 모인 학생들은 학부모와 본당 수녀의 손을 잡은 채다. 수녀가 말했다.
“사순기간 동안 주일학교에서 간식 먹을 돈을 모아 성금을 마련했어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들과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죠. 아이들이 자라서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는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본당에서 시작한 일이에요.”
6주라는 길고도 짧은 사순이었지만, 이번 부활을 맞는 아이들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간식을 통한 작은 나눔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울이네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한명순(필립보) 수녀가 말했다.
“한울이네 공부방은 빈센트 성인의 정신을 따라 ‘가난한 이웃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2011년 마련됐어요.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차상위계층 친구 등 다양한 가정에서 온 친구들이 많아요.”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방 옆에 위치한 한울마루 상담실도 찾아 담당 수녀를 만나고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 제대로 품어보지 못했던 이웃에 대한 관심이다. ‘120만 원’이라는 성금을 전하고, 아이들은 수녀와 작별인사를 한다.
강근녕(베드로·12)군은 “사순절 동안 간식을 먹지 않고 모은 돈을 전할 수 있어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며 “나중에 커서 내가 스스로 번 돈도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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