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스스로가 복음화되어 복음화 활동에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꾸르실료 운동(Cursillo)’은 이상과 순종, 사랑의 실천을 이념으로 신앙생활을 쇄신하고 부흥하기 위한 평신도 재교육 운동이다. 특히 이 운동에 동참하는 꾸르실리스타들은 교회 환경 개선과 사도직 활동의 다양화를 통해 개인 성화 및 교회 쇄신을 위해 더욱 힘쓴다. 조부연(베네딕토·63) 교구 꾸르실료 자문위원도 꾸르실료 운동을 바탕으로 본당 안팎에서 보다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과도 같습니다. 꾸르실리스타들은 무엇보다 사목자와 일치해, 지금 이 순간 교회와 세상에 가장 필요한 복음화 활동을 뒷받침하는데 힘을 싣고 있습니다.”
조부연 위원은 또한 “많은 이들이 ‘사람이 무엇을 위해 세상에 나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며 “성경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각자의 영혼을 구원하고 이웃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널리 알릴 소명을 받았다”고 강조한다.
조 위원이 교회 안에서 펼쳐온 봉사활동은 그야말로 다채롭다. 우선 본당에서는 여성들만이 참여하는 단체와 성가대를 제외한 모든 분과를 두루 거치며 손발이 되어왔다. 교구 꾸르실료에서도 주간은 물론 비다누에바 강의교수 등으로 활발히 봉사해왔다. 그는 매순간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으로 꾸르실료 수료를 꼽는다.
꾸르실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시절, 조 위원도 꾸르실료는 다소 배타적인 공동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사제들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참가했던 꾸르실료 교육은 큰 내면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 교육 과정 중 조 위원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했고, 이러한 변화는 평신도로서의 삶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현재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늘 성찰하며 교회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특히 조 위원은 꾸르실리스타로 활동하면서 일부 봉사자들의 권위적인 태도에 대해 더욱 깊이 성찰해왔다. 조 위원은 “교회 봉사자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활동하는 이들”이라며 성사생활에 충실하지 않으면서 이른바 어깨에 힘만 주고 다니는 봉사자들의 모습에 일침을 가했다. 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평신도로서 실현해야 하는 사도직 활동들을 외면하는 이들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고 전했다.
“봉사하는 평신도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저는 ‘종의 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으뜸이 되는 종(宗), 예수 그리스도만을 따르는 종(從), 말씀의 울림을 널리 퍼트려 이웃을 깨우쳐주는 종(鐘), 말씀의 씨앗이 되는 종(種) 등 우리가 구현할 모습은 다양합니다. 무엇보다 ‘종’이 되면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열립니다.”
아울러 조 위원은 “진정한 봉사에 나서기 위해서는 먼저 각자의 가정 안에서 역할에 충실하고 성가정을 이루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큰 역할’을 하려는 욕심은 어디서든 권위적인 모습을 만들어내기 쉽지만,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작은 역할’에 충실하면 그 누구보다 소중한 하느님의 아들·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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