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성사(神品聖事)를 통해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미사성제(聖祭)를 봉헌하고 복음전파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는 사제들은 우리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이죠. 그만큼 소중한 존재들인데 기도와 후원을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교구 성소후원회원 박연수(루치아·77·서울 문정2동본당)씨는 1975년 4월 교구 여성 신자 15명이 ‘신학생후원회’라는 이름으로 성소후원회를 시작했을때 부터 ‘회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40년 가까이 성소후원회와 인연을 맺고 있는 왕고참인 셈이다. 고령의 나이에도 후원회원을 위한 매 월례미사에 빠지는 법이 없다.
결혼과 함께 세례를 받았던 박씨는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신앙생활을 시작한 편이지만 특별히 성소 후원에 대한 관심은 컸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공식적인 후원회가 없었던 시절. “사제 양성은 참 중요한 일인데 후원하는 모임이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한 모임에서 성소후원회 초대 회장을 지냈던 김복희(막달레나)씨를 만났다. 그 자리를 통해 신학생들을 위한 후원회 이야기를 들었고 박씨는 주저없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이후부터 박씨는 부회장직도 맡으면서 사제서품식 봉헌예절 봉사를 비롯, 다양한 성소후원회 활동에 함께했다. 매년 사제서품식을 지켜본 것만도 30여 년째. 후원회 발족 당시의 새사제들은 이제 교구의 중견 사제가 되어 사목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씨는 “사제서품식때마다 만감이 교차하고 눈물이 난다”는 말로 성소후원회원으로서의 보람을 들려줬다.
슬하에 아들만 삼형제를 두었던 박씨는 후원회 활동을 하면서 “아들이 넷이라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계속적으로 시간을 내고 물질적 후원을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그러나 결과적으로 하느님께서는 모자란 부분을 다 마련해주시고 없는 시간은 만들어 주셨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수십년을 성소후원회와 함께한 이유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기도의 처음은 ‘사제를 위한 기도’, ‘모든 사제들과 신학생들을 위한 기도’다. 오히려 자녀들은 두 번째 지향으로 밀려있다고 했다. 지금껏 두 번 시도했던 신구약 필사도 ‘사제성소를 위한 기도’가 목적이었다.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성인도 한국교회 첫 사제인 김대건 성인이다.
박씨는 신학생들과 사제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40년 세월이 은혜롭다는 말을 잊지않았다. 또 무엇보다 사제들을 위한 기도의 마음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들려줬다.
“신부님들이 열심히 사목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 참 뿌듯합니다. 서품식때 마음을 계속 지니고 계신 신부님들을 만나도 반갑고요. 우리 신자들은 무조건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분들의 성화는 곧 신자들도 교회도 함께 성화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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