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과달루페회 한국 진출 50주년 특집에서는 한국교회 안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선교의 지평을 연 과달루페회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 한국교회 안에서의 성장
1983년 1월 6일부터 29일까지 과달루페회 제4차 총회가 멕시코 소신학교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국지부장 민호 프란치스코 신부와 이 히지노 신부가 참석했다. 나 로돌포 신부가 총장으로 재선된 총회에서 민 신부는 “한국은 아직도 많은 선교활동이 필요하며, 한국의 선교 사업에 본부의 적극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민 신부의 의견을 증명하듯 과달루페회 한국지부에는 사제 파견 요청이 계속 이어졌다. 해남과 원동, 쌍촌동본당에 사제를 파견해달라는 광주대교구의 요청에 따라 하창우 사베리오 신부를 원동본당에, 추규응 신부를 쌍촌동본당에, 김제인 요셉 신부를 해남본당 주임으로 임명했다.
멕시코 본부에서도 도정익 가브리엘, 길재선 살바도르 신부를 비롯해 박영철 핵톨, 유진호 에우제니오, 페르난데스 로페스 신학생 등을 한국에 파견, 선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듬해 5월에는 아시아 지부 첫 지역회의를 순천 본부에서 개최했다.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에서 사목하는 모든 사제들과 대표, 지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는 각 지역의 선교 활동에 보고가 이뤄졌다. 또한 전문화된 활동 성소, 사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에서의 활동이 자리잡아갈수록 과달루페회는 선교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1987년 1월에 열린 제5차 총회에서도 지부장 남영선 요셉 신부는 “한국은 지금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선교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한국 선교단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별히 한국지부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 합정동 숙소를 리모델링하고, 지부 활동의 장기계획도 내놓았다. 이 모든 것들은 한국의 상황과 필요성을 분석해 작성한 내용들이었다.
한국지부는 기존 본당 사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95년에는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와 5년 계약을 갱신했다. 계약 내용은 쌍촌동, 소록도, 매곡동본당을 교구에 인계하고, 광주 평동, 해룡 등의 본당 사목을 맡기로 했다. 이보다 앞선 1992년에는 인천교구장 나길모 주교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을 통해 한국지부는 1999년 인천교구에 인계할 때까지 대부도본당을 맡게 됐으며, 초대 주임으로 원 헥톨 신부를 임명했다.
▲ 1999년 과달루페 50주년을 축하하며 봉헌한 기념미사 후 한국지부 신부들의 모습.
■ 새로운 지평을 열다
과달루페회 한국지부는 한국에서의 선교활동 중 대부분의 시간을 광주대교구에서 보냈다. 선교 사제를 가장 많이 파견한 곳도 광주대교구였다. 덕분에 당시 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대주교와는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었다. 1990년에 열린 과달루페회 월례 피정 지도 신부를 윤 대주교가 맡기도 했다.
윤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이제 외국 선교사는 특별한 사목적 활동을 더 계발해야 한다”며 “한국 가톨릭교회는 점점 견고해지고, 성소가 풍부하며 본당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제와 평신도들이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 교포사회는 물론 가난한 나라를 지원하며 다양한 선교 경험을 쌓아가고 있기 때문에 과달루페 선교사들도 이제 새로운 선교 영역을 찾아 나서야한다”고 당부했다.
과달루페회는 윤 대주교의 뜻에 따라 새로운 활동 계획을 작성하고, 선교 사제들이 원하는 전문 분야로 파견하기 시작했다. 1997년 1월에 개최된 과달루페 제7차 총회에서 지부장 우진수 이냐시오 신부는 선교단 인원의 지속적 증원에 대해 본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특수사목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부는 특히 초대 총장 에스칼란테 주교가 활동했던 중국 만주 지역에서의 활동과 사목 영역을 개척하려고자 했다. 2000년에는 선교 지역과 영역 개척을 위해 심 고라손 신부가 북한 접경 지역인 만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지역은 메리놀 선교사들이 활동하던 곳으로 초대 총장 에스칼란테 주교가 선교하던 지역이다.
▲ 서강대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대학생 사목을 담당했던 안재윤 안토니오 신부와 서강대 학생들.(1998)
또한 특수 사목으로 양진홍 제랄드 신부가 서울 합정동 집 원장 및 절두산 꾸르실료 협력자 신부로 임명받았으며, 페루 노동자를 위한 사목을 맡았다. 안재윤 안토니오 신부는 서강대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생 사목을 담당하게 됐다. 동시에 한국교회 신자들을 대상으로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시도했다. 양 신부는 김 마우릴리오 신부와 함께 과달루페 성모 성지 안내서를 발간했으며, ‘과달루페 성모님’을 주제로 연구 주간을 실시하기도 했다.
▲ 과달루페회는 합정동 숙소를 리모델링하며, 지부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사진은 1994년 합정동 기숙원 축성식에 참석한 김수환 추기경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