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hotography)의 어원은 그리스어 ‘빛(PHOS)’과 ‘그린다(GRAPHOS)’의 합성어로 ‘빛으로 그린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사진을 빛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올해로 만 67세. 환갑을 훌쩍 넘긴 이유성(요한)씨가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사진 전시회를 연다. 언뜻 보기에 노(老) 작가의 회고전으로 보일 법 하지만 이번이 이씨의 첫 번째 전시다. ‘이유성의 시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가 2004년 은퇴 후, 빛으로 그려낸 삶의 ‘흔적’인 셈이다.
4월의 봄비가 내리던 21일 토요일, 서울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이씨를 만났다. 비가 와서 거추장스럽기도 할 텐데 그의 어깨에는 무게가 제법 돼 보이는 카메라가 올려져 있다.
“시내에 나온 김에 비오는 풍경을 좀 담아 보려고요. 건널목 앞에 우산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지 않나요?”
그가 본격적인 사진작업을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이전에도 틈틈이 사진을 찍어왔지만, 이때부터는 거의 매일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이씨는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사진 소재”라고 말한다. 인터뷰 도중 그가 보여준 이번 전시용 도록에는 집 앞에 피어난 꽃부터 산과 바다를 담은 풍경까지 다양한 사진이 담겨 있었다.
“순간순간 빠르게 지나가는 ‘현재’를 잡아둘 수 있는 매체가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제 모든 사진에는 순간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그의 사진은 요즘 디지털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도한 꾸밈이나 기교가 없어서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하다. 간단한 트리밍 작업 외에 보정을 하지 않는 데는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풍경을 담아내고자 하는 그의 사진 철학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이씨는 사진을 찍을 때 더 깊이 고민하고 셔터를 누르게 된다고 한다.
그의 신앙생활 또한 사진만큼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10년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졸업한 그는 본당 주임신부의 권유로 같은 해 7월부터 수원교구 양수리본당에서 예비자교리 교사를 해오고 있다.
“봉사할 수 있음에 하느님께 감사하죠. 한 시간 교리를 진행하기 위해 4~5시간을 공부하다 보니 어느덧 제 신앙생활도 풍성해졌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조언을 얻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그의 다음 목표 또한 변함없이 사진에 맞춰져 있다.
“창조적인 시선으로 이 세상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나고 싶어요. 셔터 누를 힘만 있어도 사진을 계속 찍을 겁니다. 그게 제 행복이자 기쁨이거든요.”
‘이유성의 시각’ 사진전
일시 : 2012년 5월 2~8일
장소 : 서울 명동 평화화랑
문의 : 02-727-2336 평화화랑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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