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 중)
성 아우구스티누스(AD 354~480)는 가톨릭 역사를 대표하는 사제이자 교부철학자였다. 젊은 시절 세상의 욕망을 좇으며 이교도의 삶을 살아갔던 그는 어느 날 신의 음성을 듣고 하느님 앞에서 회개하게 된다.
회개 후 연구와 기도의 삶에 매진하려고 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391년 히포(Hippo)의 주교에 의해 사제품을 받고, 396년 히포의 주교로 임명된다.
진리를 향한 갈구만으로 삶을 살아온 아우구스티누스의 일평생을 담은 DVD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베네딕도미디어를 통해 발매됐다.
영화는 성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70여 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러닝타임이 200분에 달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는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연대기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반적 전기영화와는 차별되는 연출이다. 특히 자서전 「고백론」을 읽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목소리를 통해 시간을 넘나드는 방식은 영화적 재미를 한 단계 올려 놓았다.
영화는 신학자, 철학자, 성직자가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성인을 바라본다. 한때는 하느님의 뜻에 적대적이었고, 선악의 이분법적 논리를 따르던 마니교 신자였던 그가 그리스도의 뜻을 만나고, 따르는 과정이 인간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아들을 위해 긴 세월 동안 기도했던 어머니 모니카의 헌신도 감동을 준다.
또한 아우구스티누스가 보여준 ‘회심’은 현대의 신앙인들에게 진정한 회심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했지만 결국 신을 만나는 성인의 모습은 왜 그가 위대한 ‘신앙의 선배’인지 알려준다.
이탈리아와 독일이 합작한 영화는 크리스천 두과이 감독이 연출하고, 알레산드로 프리치오시와 프랑코 네로가 각각 청년기와 노년의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을 연기했다. 노년의 아우구스티누스를 연기한 프랑코 네로는 올해로 연기 인생 50년을 맞이한 이탈리아 국민배우로서, 이번 영화를 통해 아우구스티누스의 내면까지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위대한 성인의 일대기를 다뤘다는 점뿐 아니라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요청에 의해 제작됐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를 존경하는 교황은 이 영화를 감상 후 주연배우들을 직접 만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오늘날 우리와는 매우 거리가 먼 상황에서, 인간 삶의 현실이 안고 있는 온갖 문제와 불행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진리는 더욱 더 강해서 어떤 장애도 극복하고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베네딕도미디어 대표 임 세바스찬 신부는 “서방 그리스도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진리를 갈구한 삶과, 현대의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모든 어머니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어머니 모니카의 삶을 소개하고 싶다”고 전했다.
※구입문의 054-970-2465, www.benedict 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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