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김운회 주교, 이하 한국 카리타스)이 서아프리카의 긴급구호를 위해 25만 달러를 지원한 것은 극심한 아프리카의 식량위기는 물론, 재난 이후 치료적 접근보다 앞선 대응과 예방적 접근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 카리타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 카리타스는 오랫동안 아프리카의 식량위기 긴급구호를 진행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진 후 접근하는 것보다 조금만 더 빨리 대응함으로써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 카리타스는 “아프리카 지역 한 명의 영양실조 예방에 드는 비용은 단지 1달러면 충분하지만 영양실조에 걸리고 난 후 한 명을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은 80달러로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긴급구호가 예방적 차원에서의 접근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서아프리카의 식량위기는 극심한 상황이다. 가뭄과 그로 인한 사헬지역의 사막화현상, 내전과 함께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맞물려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식량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 감소와 수요증가, 곡물 선물투기 증가 등에 따라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온 국제곡물가격은 서아프리카에 해당하는 니제르, 말리,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등지의 1200만 명이 식량위기에 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미 일부 지역 주민들은 하루에 한 끼만 배급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쟁 등으로 폐허가 된 리비아, 코트디부아르, 말리 북부지역의 난민들이 생존을 위해 인근 국가로 유입되면서 서아프리카 일대가 한꺼번에 식량난을 겪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또 2011년 강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병충해 피해와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는 서부 아프리카의 농업 지속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이종건 신부는 “서아프리카는 2005년, 2010년 등 지난 10년 만해도 세 번째 식량위기를 겪는 중”이라며 “당장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적 구호가 아닌, 더 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긴급구호”라고 말했다.
한국 카리타스는 서아프리카뿐 아니라 이미 최악의 식량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동아프리카 원조에도 힘을 쏟았다.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60년만의 대가뭄으로 85만 명의 난민이 생겨났으며,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지부티 등 4개국에 걸쳐 1330만 명에 이르는 인구가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 카리타스는 동아프리카 기근에 대응, 이곳 지역에 미화 40만 달러(한화 4억6940만548원)를 지원했고 웹사이트를 통한 특별모금도 진행한 바 있다.
한국 카리타스는 이번 서아프리카 식량위기 긴급구호를 위해 특별모금계좌를 마련,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 국제 카리타스가 보내는 서아프리카의 현지소식을 계속해서 ‘해외원조 소식란’에 실어 참혹한 실상을 알리고 있다.
CAFOD(영국 카리타스)의 서아프리카 코디네이터인 Philippe Mougin씨는 “지금 당장 대응을 시작한다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는 여성과 5세 이하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카리타스 파트너들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지금 당장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최악의 식량위기가 재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일년 간 최악의 식량 위기 사태가 두 번이나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의 02-2279-9204, www.caritas.or.kr
특별모금계좌: 농협 386-01-013442 예금주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