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경 신부(루도비꼬·안동교구 원로사목자)가 4월 27일 오후 7시46분 병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71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4월 30일 오전 11시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권혁주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정 신부가 새긴 「전각성경-말씀을 새긴다」 본문의 내용에 대해 소개하면서 “정호경 신부님은 이 땅의 농민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농민들을 위해 투신하며 싸우시다가 스스로 농민이 되신 특별한 분”이라며 “1970∼80년대 어려운 시기에 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셨다”고 전했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각막기증을 했으며 유해는 교구 농은수련원 내 성직자 묘원에 안장됐다.
1968년 사제품을 받은 정호경 신부는 안동본당(현 목성동본당) 보좌로 첫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다인·청송본당 주임을 거쳐 1976년 교구 사목국장을 역임했으며 1980년 영덕본당 주임, 1982년부터 한국가톨릭농민회 지도신부로 활동했다. 이후 1989~93년 함창·문경본당 주임을 거쳐 2000년부터는 농촌사목을 담당했다. 2009년 사목일선에서 물러나 경북 봉화군의 작은 마을 ‘비나리’에 오두막을 지어 살면서 직접 농사를 짓고 글을 쓰며 지냈다.
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하며 살았던 정호경 신부는 유신정권 시절 농민들의 권익을 대변하며 생명농업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정 신부는 불교와 장자에도 관심이 많아 「장자읽기」, 「우파니샤드 읽기」 등을 펴내기도 했으며, 다른 저서로는 「전각성경-말씀을 새긴다」, 「오늘의 기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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