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봉오리는 신기하게도 하나같이 북쪽을 향하고 있다. 보통 꽃들은 남쪽을 향하기 마련인데 목련은 왜 그럴까? 목련은 1억 년 전 북극지방을 중심으로 북반구 전역에 분포했는데,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로부터 안전한 북반구의 목련만 살아남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목련꽃 봉오리는 지금도 한결같이 북쪽만 바라본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각각 딴 곳을 바라보는 목련꽃 봉오리를 발견했다. 이상하다 싶어 잘 살펴보니, 그 목련은 높은 담에 가로막혀서 살아가느라, 그만 북쪽 방향을 놓친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며 점수와 경쟁이라는 높은 불안에 가로막혀 부모의 길에서 방향을 잃은 부모들이 생각났다.
흔히 완벽하게 잘난 아이들을 이른바 ‘엄친아’, ‘엄친딸’이라고 한다. 하지만 엄마 친구 아들 딸들만 잘났을까? 엄마들이 친구 모임에서 주고받는 정보가 부모에게는 불안을, 자녀에게는 비교와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부모의 길을 가다가 방향을 잃어버리면 잘못된 길을 헤매게 된다.
그렇다면 나침반처럼 부모의 길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교육법 2조에는 홍익인간과 지·덕·체로 나와 있다.
그러나 공부에만 기울어져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순서와 내용을 바꿔서 체(體), 인(仁), 지(智)의 균형이라는 나침반을 마련했다. 성적이나 대학입시에만 매달리지 말고,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갖춘 자녀를 키워내자는 것이다. 가장 낮은 높이가 그 그릇의 용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체, 인, 지의 균형이 중요하며, 그중에서도 사랑에 기초한 ‘마음 튼튼’이 가장 중요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가정교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교육은 온전히 사랑의 문화의 한 부분이며, 사랑의 문화 건설에 매우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이 때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심각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신뢰와 희망을 안고 자신의 교육 과업을 완수해 내도록 교회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 그 근원을 두고 있는 ‘사랑의 문화’의 힘이 승리하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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