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이 있는 ‘청춘’이란 단어는 실제로는 젊은 나이나 그런 시절을 의미하는 말로 더 자주 쓰인다. 그렇다고 반드시 젊은이만이 영유할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평균 연령 67세. 청춘을 노래하며 젊은 마음으로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 춘천가톨릭신협 시니어합창단의 이름이기도 하다.
청춘합창단(단장 임홍지 신부, 지휘 송경애)은 춘천가톨릭신협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을 통해 작년 11월 창단됐다. 평소 어르신 합창단에 뜻이 있던 임홍지 신부(춘천교구 원로사목자)가 단장을 맡고 KBS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 출연해 화제가 된 송경애(바르바라)씨가 지휘를 맡았다.
창단에 앞서 10월에 열린 오디션에는 모집인원보다 많은 어르신이 참가해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쳤다.
송씨는 “선발된 단원 중 대부분은 본당 성가대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어르신들”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지휘자 송씨의 꼼꼼한 지도와 합창에 임하는 단원들의 진지한 태도가 맞물려 합창단이 펼치는 화음은 짧은 시간 호흡을 맞춘 합창단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합창단은 4월 28일 ‘청춘은 노래를 타고’라는 제목으로 창단연주회를 열었다. 7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 객석이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합창단은 짧은 연습기간에도 ‘나물 캐는 처녀’, ‘4월의 노래’ 등 총 13곡을 소화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임 신부는 “공연을 통해 자신감이 붙고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도 커졌다”고 말했다.
“합창을 통해 몸과 마음 모두 젊어지고 건강해져요.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살다보니 삶 자체가 기쁘고 행복합니다.” 합창단의 최고령 단원 민경자(76)씨도 옆에서 거들었다. “가사와 멜로디를 외워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좋아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노래하고 싶습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연습은 진지하면서 화기애애하다. 여고 교사였던 송씨의 지도 때문인지 어르신들은 학창시절 학생으로 돌아가 음악 수업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단원 이연숙(61)씨는 “연습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노래를 통해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있어 행복하고 이런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창단연주회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유를 부릴 법한데 합창단은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오는 29일 환경부 주최 전국 환경노래 합창대회 실버부문에 참가하기로 한 것.
송씨는 “일반 아마추어 합창단과 겨룰 수 있는 실력으로 키우는 동시에 기회가 된다면 노래로써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재능기부도 실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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