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마음과 온화한 성품의 착한 목자 전형」
항상 열린 마음으로 아래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줄 알며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닌 사제라는 것이 그를 아는 사제들과 신자들의 한결 같은 평이다. 이러한 인품 덕인지 이주교는 선후배 사제간에도 신망이 두텁고, 그가 몸담았던 본당이나 기관에서는 한 마디로 「사람 좋은 분」이라는 평판이 자자하다.
특히 지난 88년부터 수원가톨릭대에서 교수와 학장, 총장 등을 역임하면서 사제양성과 교육 사업에 헌신한 그를 후배 사제들과 후학들은 항상 올곧은 모습의 엄한 스승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환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을 가진 사랑 가득한 아버지의 모습이 함께 있었다고 그들은 기억한다.
평소 조용하고 소탈한 성품의 이용훈 주교는 신학생들을 향한 사랑과 열정만큼은 어느 사제 못지 않아 신학생 편에서 배려하는 사목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총장 재직 시절에도 신학생 개개인의 이름과 인적 사항은 물론 평소 수업 태도를 기억하는 등 「눈높이 사랑」을 실천했으며, 특히 군 전역 후 복학을 앞둔 신학생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고 전해진다. 수원가톨릭대 총장 김건태 신부는 『청빈을 사랑하고 생활의 중용을 지킬 줄 아는 분』이었다는 평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사목 방침에 대해서는 주관과 소신이 뚜렷한 「외유내강형」이라는 평이다. 또 언제나 겸손함을 잃지 않아 밖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하느님의 일을 묵묵히 꼼꼼하고 추진력 있게 처리해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주교가 참 목자로서의 길을 걸어오는데는 전통적 구교우인 집안의 신앙적인 배경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처음 사제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소신학교에 들어간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지만, 평소 모범적인 신앙생활로 자녀들을 이끌었던 부모의 영향이 더욱 컸다. 특히 증조모를 개종시키고 자녀들에게 그리스도의 신앙을 전한 이주교의 할머니(서순자 루시아)와 아버지의 끊임없는 기도는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결정적인 힘이었던 것이다.
1951년 경기도 화성 전형적인 농촌가정의 이광래(프란치스코.83.수원 원천동본당) 옹과 김진복(아녜스.83) 여사 사이에서 출생한 이주교는 어릴적부터 앞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하게 활동하는 성향이었다. 이주교의 동생 용필(토마스.44)씨는 『주교님은 항상 말없이 자기 맡은 소임을 끝까지 충실하게 수행하는 분』이라면서 『특히 중간 자리에서 형제들의 상담자 역할을 도맡는 등 언제나 든든한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신학생 시절, 이주교는 온화하고 소박한 성격과 함께 각종 운동을 즐기는 활달한 성격을 보였다. 특히 테니스와 축구는 수준급. 수원가톨릭대 총장 시절에도 매학기 신학생들과 함께 등산을 하며 땀을 흘렸다. 수원가톨릭대 서용석(요셉·29) 부제는 『축구시합, 등산, 술자리 등에서 주교님은 20대 신학생도 당해내지 못할 만큼의 무서운(?) 체력의 소유자였다』고 회고했다. 지금도 이주교는 건강 관리를 위해 매일 1∼2시간씩 헬스장을 찾는다. 몸이 건강해야 올바른 마음 자세를 가질 수 있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79년 사제품을 받고 수원 안성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사목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이주교는 이후 안법고등학교 교사, 수원가톨릭대 교수 및 총장, 교구 시노두스 중앙위원 등을 역임하며 무난하고 명확하게 맡은 바 소임을 수행했다. 수원교구 총대리 김영옥 신부는 『이주교님은 매사에 꼼꼼하고 침착한 성격과 함께 강한 인화력을 갖추고 있어 교구 사제단으로부터 든든한 신뢰를 받고 있다』며 『될 만한 분이 되셨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주교의 신학교 동창으로는 안상철(대전 예산본당 주임).서명석 (수원 보라리본당 주임).윤민구(수원 야탑동 성 마르코본당 주임).배갑진(서울 발산동본당 주임).조원행(서울 봉천동본당 주임).이성만(서울 명동주교좌본당 주임) 신부 등이 있다.
스승과 사제로서의 모범을 보이며 후학 양성에 힘써온 이용훈 주교. 그는 이제 신학교를 떠나 새 천년의 수원교구를 이끄는 보좌주교로서 주교품에 오르게 된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며 참된 목자의 길을 걷겠다는 그의 힘찬 첫 걸음이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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