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해 작전사령관과 그의 부인 조인화씨는 새 성당 건립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신자들의 참여 정신을 독려하는 묵주기도 봉헌 운동도 펼쳤다. 주일미사 봉헌때면 각자 한 주간 동안 성당 건립을 위해 바친 묵주기도를 자신의 이름과 함께 써서 봉헌하도록 권했는데, 너나할 것 없이 열심히 참여했다. 덕분에 성당은 돈으로만 짓는 것이 아니라 정성어린 기도로 짓는다는 신앙의 정신도 일깨워줬다.
그런데 신자들 중 매주 묵주기도를 300단에서 700단까지 봉헌하는 이들이 있었다. 전 신자들 사이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정성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조근해·조인화 부부. 그들은 그야말로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온전히 묵주기도 봉헌에 정성을 다했던 것이다.
부부의 정성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매 미사 시작 30분 전에 성당에 도착해 성체조배를 했고, 그날의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묵상했다. 성당에 올 때면 운전병을 쉬게 하고 직접 운전을 하고, 주일미사 후에는 늘 사병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사병들에게 꼭 존댓말을 하고,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모습도 잊혀지지 않는다.
얼마 뒤, 조근해 사령관은 공군 참모총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겸손하신 분이기에 총장으로서도 부족함이 없으리라 믿으며 부부를 위해 기도했다. 이후에도 조 총장은 공군 군종신부들이 본부에서 모일 때면 항상 신자 군인들과 신부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곤 했다. 그는 신앙의 모범일 뿐 아니라 군종사제들에게도 큰 힘이 되는 분이었다. 그런데 몇 달 후 비보가 날아들었다. 부부가 공군사관학교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헬기로 이동하다가 추락 사고로 선종했다는 것이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장례식 전후로 쏟아지는 눈물은 멈춰지지가 않았다. 주님께서 천국에서 쓰시려고 이 부부를 모셔 갔는가? 왜? 왜? 지금도 나는 두 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먹먹해진다.
진정으로 주님을 사랑했던 두 분! 그들은 지금, 주님께 사랑 받으며 천국에서 더욱 행복하게 사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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