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갔어요. 집을 팔아야만 겨우 전세로 갈 수 있었기에 많이 망설였지만, 자식을 위한 일이라 결단을 내렸지요. 생활비도 최대한 줄여 학원에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딸이 조금만 공부에 소홀하면 가족의 희생을 들먹이며 닦달하곤 했지요. 딸과의 갈등은 심했지만 어쨌든 일류대학에 합격했어요. 딸이 대학에만 붙으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는데 딸은 가족에게서 멀어져가고, 우리 집은 살얼음판이 되어갔어요. 더 끔찍한 일은 예전 동네로 이사를 가려고 했지만 그 사이에 집값이 많이 올라 같은 평수의 집은 살 수가 없다는 사실이에요. 남편은 나이 들어가는데 아직도 전세로 살면서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하네요.”
부모교육 현장에서 만난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후회하듯 들려준 이야기이다. 부모교육에 참가한 어머니들과 함께 각 가정의 교육비, 노후대책비, 나눔의 비중을 분석하고 나면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깜짝 놀란다.
아이가 지고 다니는 가방 속에 부모 자신의 노후와 이웃을 위한 나눔이 다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사교육비에 몽땅 투자하고 나면 부모의 노후는 누가 책임지는가? 자녀도 국가도 나의 노후대책은 될 수 없다.
또한 지나친 교육비는 이웃과의 나눔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교리에서는 재화 사용에 대해 “가난한 이들에게 선행을 베풀 때, 우리 것이 아니라 그들 것을 돌려주는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게 맡겨진 정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친다.
불안과 비교에서 벗어나 우리 집에서 지출할 수 있는 적정한 교육비를 다음과 같이 확인하자.
총수입에서 노후대책비, 나눔, 생활비를 제하고 나서 교육비의 규모를 책정한다. 어떤 경우라도 책정된 범위를 넘는 교육비는 지출하지 않는다. 자녀가 커갈수록 교육비가 많아져야 하므로, 어릴 때는 책정된 교육비를 다 지출하지 말고 모아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나눔이 어릴 때부터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실천하는 정신이 중요하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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