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갈 수 있는 곳, 우리가 없으면 우리를 그리워하는 곳, 우리가 죽으면 슬퍼해주는 곳, 바로 우리의 가정입니다.
{{img2}}“아직도 내겐 슬픔이 우두커니 남아 있어요/ 그날을 생각하자니 어느새 흐려진 안개
빈밤을 오가는 날은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사랑하고 싶어요, 빈가슴 채울 때까지/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있는 날까지….”
최성수씨가 부른 ‘동행’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실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길고 먼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다. 처음 걷기 시작할때는 다들 다르지만 누구나 그 길을 걸어간다. 그 길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끝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길에 끝이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에 따뜻한 봄볕과 아름다운 꽃들이 반겨주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탄한 길보다 깊은 골짜기가 길을 막기도 하고, 청명한 하늘과 맑은 공기보다는 비바람과 추위 등이 우리의 길을 까닭없이 괴롭히기도 한다. 이러한 인생 여정은 결혼을 통하여 사랑하는 동반자와 함께 따뜻한 동행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사람만 곁에 있다면 우리가 가는 인생길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어떠한 역경이 생겨도 서로의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지만, 부부란 늘 생각과 뜻이 같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때로는 의견이 다르고 때로는 생각이 다를 수가 있기에 이해가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함께 길을 걷는 동반자인 부부가 따스한 사랑을 느끼는가 하면 너무도 냉랭한 기운에 호흡이 멈춰 버릴것 같은 긴장감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너무나 가깝기에 더 이상 가까이 할 수 없는 그저 어쩔 수 없는 동행일 때도 있다.
그런데 동행이란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인생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이지만 그 동행의 의미를 공유(共有)하지 못한다면 결코 함께 끝까지 갈 수가 없는 것이다. 부부란 세상을 살면서 함께 인생길을 가지만 삶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공유되지 못하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다른 생각으로 길을 간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의 동행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우리가 가는 길에 하느님께서 동행하고 계심을 많은 부부들이 모르고 걸어가고 있다.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동행함을 잊어버리고 그저 서로에게 지쳐, 말라버린 앙상한 가지처럼 의욕을 상실하고 휘청거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엠마오의 제자들이 예수님과 동행을 하면서도 누구인지를 깨닫지 못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와 함께하는 주님의 동행을 깨닫지 못하고 서로만을 의식하며 살아가고 있다. 주님을 집안에 맞아 들이고 빵을 나눌 때 주님의 현존을 깨달았던 제자들처럼 우리의 가정도 주님을 맞아 들이고 서로를 나누는 기쁨의 삶이 되어야 한다.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같은 우리들의 인생에서 등불같은 그분께서 동행하고 계심을 깨닫고 부부 서로가 주님을 모시는 동반자로서 살아가야 한다.
“주님,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되소서.”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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