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산시 남구 문현동 안동네에 위치한 전위순(이레나·80·문현본당)씨 집에 잔치가 벌어졌다. 드디어 ‘사랑의 집 고쳐주기’ 공사를 마치고 주임신부와 신자들을 초대했다.
“말도 못하게 좋아요. 가톨릭신문사와 세정그룹에도 고맙고, 본당 신부님과 신자들에게도 고맙고,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인사하며 등장한 문현본당 우종선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이고~ 이제 추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정말 다행이구만, 다행이야.”
외풍이 심해 겨울에는 떠다놓은 물이 얼어붙을 정도였던 집에 봄기운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바람을 막기 위해 덕지덕지 붙여놓은 천장과 벽면에는 화사한 벽지가, 울퉁불퉁한 바닥을 고르고 장판을 다시 깔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장 난 연탄보일러를 들어내고 새 보일러를 설치했고, 새시, 타일, 붙박이장 등 전위순씨의 집이 다시 태어났다.
축복식에서 우종선 주임신부는 “이 집이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어 할머니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세상 근심을 잊고 이웃들과 함께 기쁘게 신앙을 나누는 것이 보답일 것”이라고 말했다.
축복식에 참석한 박영혜(루피나)씨도 “신랑 각시가 살아도 좋을 만큼 깨끗한 새집이 되었다”고 기뻐하며 “이레나 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시니 할머니를 자주 찾아뵙고 반모임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축복식이 끝나고도 계속해서 찾아드는 신자들. 전위순 할머니는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계속해서 밖을 두리번거렸다.
누구를 기다리느냐는 질문에 이윽고 “공사하느라 고생한 인부들을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본당에 형제님들도 이삿짐을 나르느라 몇 번이나 고생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는 전위순 할머니.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는 할머니의 손에서 구르는 묵주가 아침저녁으로 멈추는 법을 잊은 듯하다.
■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안방 외풍이 심했던 천장과 벽면을 보수하고 화사한 벽지를 발랐습니다.
▲ 작은방 새로 도배한 벽지가 화사한 느낌을 살려줍니다. 붙박이장도 새로 설치했습니다.
▲ 부엌 요리·설거지 등 모든 일이 힘들었던 부엌에 싱크대 등을 새로 놓아 불편함을 덜어 드렸습니다.
▲ 지붕 찬바람이 들고 비가 새던 지붕을 새단장해 추위에 비바람으로 할머니를 지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