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를 위해 수원성지(전담 나경환 신부)를 찾은 교구 신자 로사 씨에게 성지 성당(북수동성당) 옆 고풍스럽고 아담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에 들어선 건물 내부에는 그림, 사진 등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걸려 있다. 건물의 정체는 바로 뽈리화랑. 미술 작품 감상이 취미인 로사 씨는 교구 내 이처럼 전문 화랑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교구 내 미술관련 문화 공간, 화랑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수원성지를 비롯한 성지 및 여러 본당 등에서 공간을 활용, 화랑을 꾸미고 신자 및 지역주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수원성지 전담이자 교구 가톨릭미술가회 담당 나경환 신부는 “성지나 성당 등에 마련된 화랑은 지역사회와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누구나 들러 편안하게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07년 소화학당 건물을 개조해 만든 뽈리화랑은 3개의 전시실로 나뉘어 있으며, 현재 나 신부를 포함한 교구 가톨릭미술가회 작가들의 작품과 수원성지에 피어있는 야생화 사진, 뽈리 신부의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안양대리구 중앙본당 또한 성당 2층 로비에 화랑(코아 갤러리)을 만들고 전시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성당의 화랑에는 신자와 타 본당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까지 자유롭게 전시를 할 수 있다. 현재는 본당 성가대 단원인 서양화가 하영순(마리스텔라) 씨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본당 내 화랑에는 지역주민들도 쉽게 찾아와 그림을 감상한다. 화랑이 선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본당 문화분과장 주윤균(안드레아)씨는 “성당 내 화랑은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이라며 “일부러 선교의 의미를 담지 않아도, 화랑은 ‘소리 없는 선교활동’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특성을 살린 화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수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나 신부는 “성지, 성당 내 화랑은 본당이 소속된 지역사회의 문화공간이자 신자 미술가들의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며 “신앙생활은 물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가톨릭 화랑 활성화에 더 많은 관심이 요구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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