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의 인성교육 부재로 인해 청소년 관련 사회문제들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톨릭계 학교가 가톨릭적 교육 이념을 실현함으로써 청소년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자살, 가출청소년의 범죄, 청소년에 의한 성매매,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최근 매스컴에 청소년 범죄 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공교육의 인성교육 문제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지만, 대학입시에 예속된 현 공교육 체제에서는 인성교육을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대부분이다.
한국가톨릭교육자연합회 문용린(요한보스코·서울대 교수) 회장은 “다른 나라 학교들은 초·중·고등학교 나름의 교과과정을 운영,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수준과 적성에 맞는 대학으로 옮겨가는데, 우리나라는 초·중·고등학교가 대학입시에 완전히 종속되고 대입을 위한 점수 올리기에만 열중해 인성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국 교육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적 교육 이념의 구현이 학교 인성교육의 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늘고 있다. 2006년 반포된 「한국가톨릭학교 교육헌장」은 ‘가톨릭학교의 사명은 복음화와 전인교육에 공헌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전인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도덕성과 정서를 함양하고, 사랑하고 협력하는 태도를 익혀 균형 잡힌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장은 또 교육 방향을 생명존중, 평화와 정의, 봉사, 문화적 대화, 환경보전 등 인성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영역들을 일반교육과정에서 그리스도교 정신에 비추어 제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또한 가톨릭학교의 ‘종교’ 교과는 절반 이상이 이웃을 사랑하는 법, 양보, 배려 등의 인성에 관련된 교육을 다뤄 인성교육을 포함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과 사회 현실 속에서 가톨릭교육을 실현하는데에는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 국가차원에서 교육 과정을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 안에서는 사립학교에서도 교과편성 자율권이 미약하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교의 자율성이 20%로 올라갔지만 관심과 지원의 부족으로 아직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맞는 ‘종교’교과 커리큘럼과 교재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고도의 입시 경쟁체제 속에서 입시 대비 위주로 짜이지 않은 교과 편성은 학부모들의 기피대상이 된다. 또 서울특별시를 비롯, 전국 광역시와 20여 개 시에서는 고교평준화로 학생의 학교 선택권과 학교의 학생 선발권을 상실, 가톨릭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현 교육 체제에서 가톨릭학교가 가톨릭적 교육을 제대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교회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된다. 교육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입시교육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가톨릭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가톨릭학교 교사들이 가톨릭 교육 이념에 충실하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연수를 마련하고, 현 교육과정 안에서 가톨릭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과 과정 개발 연구 지원이 요청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