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맨 앞자리에 앉아 미사를 드리고 있는 새 영세자들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날입니다. 주님 대전에 나와 있는 그들이 고맙기도 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예쁠까?’ 하는 마음과 함께 저들의 신앙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지기를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 드려 봅니다.
저 또한 주님의 자녀로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신앙의 고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신자 수가 2000명 남짓한 작은 본당이지만 ‘총회장이라는 자리를 감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본당의 주변 여건상 많은 어르신들은 신앙생활을 잘 하고 계시나 젊은 세대들이 적은 여건에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여러 걱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고자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분께서 이끌어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다스리자 신자들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서로들 열심히 하려다보니 본의 아니게 상처 주고 상처 받게 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 심부름을 받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구역의 신자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고 어떤 이들은 미사전례에 필요한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고 어떤 이들은 예비신자들을 위해 교리를 가르치고 돌보아야 하고 어떤 이들은 청소년들이 신앙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하고 어떤 이들은 성당의 이곳저곳을 쓸고 닦고 고쳐야 하고 어떤 이들은 이 모든 일들이 하느님 안에서 조화롭게 잘 이루어지도록 묵주 알을 돌리며 기도드려야 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심부름입니다. 질투와 시기와 오해를 내려놓고 이해와 배려와 사랑으로, 나만이 아닌 내 옆 교우도 그분의 심부름을 잘 할 수 있도록 서로 감싸주고 격려해주었으면 합니다.
오늘 제 눈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새 영세자들을 통해 저의 신앙생활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봅니다. 저들이 하느님 안에서 그분의 심부름을 위해 열심히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고자 합니다. 더불어 우리 본당 모든 신자들이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며 그 영광을 주님께 돌리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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