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심에서 유리건축물을 흔히 볼 수 있다. 도심 건물뿐 아니다. 국내 유수의 건축상을 받은 건축물들도 유리의 활용이 돋보인다. 그만큼 유리가 우리생활 속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의미다. 성당 건축물에 한정돼 있던 스테인드글라스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스테인드글라스 전공을 두고 있는 인천가대 조형예술대학 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김지연(마리스텔라·28)씨. 지난 4월 첫 개인전을 연 그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테인드글라스 세계에 첫발을 내딛은 새내기 작가다.
첫 개인전 ‘빛의 문 앞에 서다’에서 그는 ‘문’을 주제로, 색유리 문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조망한 작품과 메인작품, 내면의 문까지 문의 경로를 보여주고자 했다. 젊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온 작품답게 모두 신선했다. 원색을 활용해 현대적 기법으로 다양한 스테인드글라스 문을 소개했다.
그는 “색유리가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날 때 보석과도 같다”며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하면서 색유리라는 투명한 소재는 아름답고 화려함 이상으로 저에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왔고, 내적 언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고 스테인드글라스의 매력을 설명했다.
학부에서 회화를 전공한 김씨는 3학년 말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처음 접했다. 그동안 배웠던 회화를 유리작업에 접목하면서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무언가에 매료됐다. 이후 그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테인드글라스 기법도 다양해져. 배우고 또 배워도 질리지 않았다. 그 안에서 김씨는 가능성을 봤다.
“전통적인 납선 기법부터 현대적인 기법을 배우고 있는데, 색유리라는 소재가 참 가능성이 많은 것 같아요. 투명하기 때문에 화면 안에서 1차원적인 공간이 아니라 2, 3차원적인 공간들까지 만들어내고, 저는 그 안에 제 이야기를 풀어내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는 몇 년 사이 늘어나고 있는 유리건물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접목시킨다면, 건축의 예술적 아름다움은 물론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인들의 심리치료에 스테인드글라스가 한몫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인드글라스의 빛과 색을 통해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요. 건축 공간의 창에 색유리를 접목한다면 사람들의 삶에 있어 좋은 영향과 치유의 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병원과 같은 아픈 이들을 치유하는 곳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도입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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