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터로 또는 학교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저녁이 되면 가정으로 돌아온다.
중학생 자녀는 현관문을 열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집에 들어가기 싫어. 엄마 잔소리, 아빠의 무서운 눈초리가 없는 곳으로 가고 싶은데….’
아버지도 대문의 벨을 누르기 전에 잠깐 망설인다.
‘이 세상에 내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집 안에서 기다리던 엄마도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너무 답답해. 나가버릴까?’
그런가하면 된장찌개의 행복한 냄새가 집안을 채울 무렵, 모두들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가정이 있다. 학교와 일터에서 힘들고 지쳤더라도 가족이 함께 모여 밥 한 끼 먹고 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집이다.
가족들이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탓하는 전쟁터, 마음의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얼음터, 바깥에서의 고단함이 치유되는 쉼터, 간혹 충돌이 있어도 내 탓을 먼저 생각하고 서로를 위해 주는 사랑터가 있다. 우리 가정은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보자.
몸의 각 지체가 튼튼하더라도 심장에서 산소와 에너지가 가득 담긴 피를 계속 공급해주지 못하면 죽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가정에 사랑과 행복이 돌아가도록 심장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대화, 의사소통이다.
너무나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도 보통 3년 후에는 사랑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후에는 대화와 소통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유전자를 받아 태어난 자녀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고유한 존재이므로 각각의 기질과 유형이 다 다르다. 자녀와의 의사소통도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대화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여러가지 대화법들이 많이 있지만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할 수 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준다면 그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지 않고 배려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어떤 어려운 문제도 함께 의논하며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성모님처럼.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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