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생명을 키워 출산하는 축복을 온 몸으로 누릴 수 있는 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때론 굴레와 속박의 수식어로 치부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낙태 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된다. 본의든 타의든 자녀를 살해하는 결과가 되는 낙태는 어린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여성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폐해를 남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낙태를 찬성하는 이들도 대부분 여성인 것이 모순된 현실이다.

프로라이프 여성회 배정현 회장은 이러한 선입견과 모순을 넘어서 여성들이 먼저 인간생명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물꼬를 트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배 회장은 범국민적인 낙태 반대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자문을 맡으면서 생명수호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특히 배 회장은 주로 부모교육이나 모임, 특강 등을 통해 여성들의 솔직한 공감대를 끌어내고 개개인이 가치관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배 회장은 신혼 초 맞벌이를 하던 중 낙태를 한 경험이 있다. 당시 맞벌이를 하던 배 회장은 출산휴가가 없는 근무환경을 이유로 막연히 낙태를 고려했다. 낙태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고 어떠한 결과를 낳는 지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산부인과 의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간단한 수술이에요. 지금 바로 되니까 수술대로 올라가세요”라고 권유, 배 회장도 진료 후 곧바로 수술을 하게 됐다고. 이러한 낙태 상황은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 스스로도 낙태가 얼마나 비극적인 죽음인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낙태는 원치 않은 죽음입니다. 단 한순간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요.”

배 회장은 “이른바 지식인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입으로는 이상적인 것을 떠들어대긴 하지만, 정작 실천에 나서는 모습을 잘 볼 수 없다”며 “머리로만 아는 것은 전혀 소용이 없고 실천을 해야 사회가 변화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배 회장은 “먼저 사회 리더들이 의식을 바꿔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득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부 여성들은 낙태권을 제한하면 여성의 인권과 사회활동권을 침해받는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며 “‘낙태를 하지 말라’고 부정적으로 접근하면 대립만 가중시키기 때문에, 우선 낙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가 같은 의견을 보이는 ‘인간 생명의 중요성’에서부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의식 개선뿐 아니라 어떠한 환경에서든 낙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안전망과 누구나 자녀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자녀 양육, 미혼모 지원, 입양제도 등의 인프라 보완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환경과 지원을 바꿔나갈 때 그릇된 신념들도 변화의 흐름을 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예방교육이 최선입니다. ‘피임교육’을 아무리 실시해도 그릇된 성의식과 행태들을 바로잡아주진 못합니다. 공교육 안에서 생명 가치관 교육이 병행될 때, 배아 때든 태아 때든, 성인이 되어서든 어느 한순간에도 끊어지지 않는 생명의 가치가 올바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