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교황청과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 의류 회사인 베네통사는 교황이 이슬람 지도자와 키스를 하는 모습을 묘사한 광고를 두고 벌어진 분쟁과 관련해 일련의 화해 조치를 마무리했다.
베네통사는 이 광고에 대해 교황청이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움직임을 보인데 따라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베네통사는 교황청이 지난 15일에 발표한 성명에 담긴 요청에 따라 즉각 이 광고를 중단하는 한편, 인터넷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가톨릭교회의 자선 단체에 소정의 기금을 출연할 것을 약속했다.
베네통사의 ‘UNHATE’라는 제목의 시리즈 광고는 정치, 경제, 종교 등 다양한 이유로 대립해온 국가 지도자들이 입을 맞추고 그 위에 증오를 거두고 화해하자는 의미의 ‘UNHATE’라는 단어가 적힌 광고이다.
여기에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물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지난 2011년 교황청과의 모든 대화 창구를 닫겠다고 선언했던 이집트 알-아즈하르 대학교 총장 아흐메드 엘 타예브가 입을 맞추는 사진이 포함돼 있다.
교황청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교황의 이미지를 이처럼 상업적인 목적으로 악용하고 조작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베네통사는 이에 따라 포스터를 즉각 회수하고 ‘UNHATE’ 재단의 웹사이트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교황청은 나아가 베네통사가 조작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인터넷과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막도록 하는 법적 조치에 돌입함에 따라 베네통사는 재판을 피하고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들을 하게 된 것이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청은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베네통사가 끼친 해악에 대한 도덕적 배상을 원했다”며 “교황청은 명예 훼손에 대한 손해 배상 대신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자선 사업들에 대한 ‘제한된, 하지만 실질적인’ 기부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베네통사는 이에 앞서 11일 사과 성명을 발표, 모든 관련 사진 자료들을 회수하고 “교황청의 사전 승인 없이 향후 교황의 어떠한 사진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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