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지식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가톨릭 신심봉사단체인 콜럼버스 기사단(Knights of Columbus)의 아시아지역 대표(Asia District Deputy) 박조셉(주한 미군 군무원)씨는 기사단의 정수를 그리스도 정신의 실천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신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콜럼버스 기사단은 미국 교회에서는 레지오 마리애 이상으로 널리 알려진 단체다. 교회 일이라면 빠지는 데가 없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 기사단은 다른 교회 조직들과 마찬가지로 신앙을 지켜 나가기 위한 모색에서 비롯됐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에서 이름을 따온 기사단은 19세기 들어 대거 미국으로 이주해온 가톨릭 신자들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독일 아일랜드 등지에서 새로운 땅으로 이주해오면서, 반가톨릭 정서가 강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사회적 혜택에서 소외된 신자들이 서로 도우며 신앙을 지켜나가자는데 뜻을 모으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미국 코네티컷 주 워토베리에서 아일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마이클 J. 맥기브니(Michael J. McGivney) 신부는 성가정과 신앙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은 남성 신자들을 모아 1881년 10월 2일 자신이 부주임으로 있던 뉴 헤븐(New Heaven) 성마리아성당 지하에서 기사단을 결성해 이듬해 5월 29일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지금도 회원 가입은 18살 이상의 남성 신자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을 시작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콜럼버스 기사단은 캐나다, 멕시코 등 인접국은 물론 괌, 사이판,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바하마, 과테말라, 버진 아일랜드, 필리핀, 일본, 쿠바, 스페인 등 15개 국가의 1만4000개가 넘는 지역 평의회에서 180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5개 평의회가 활동하고 있다.
창립 때부터 자선(Charity) 협동(Unity) 박애(Fraternity) 애국심(Patriotism)을 원칙으로 하는 기사단은 사회적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을 비롯해 종교·교육·전쟁구호·사회복지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1948년 이래 가톨릭 신앙을 전파하고 종교간 상호 이해를 넓히기 위한 가톨릭 선전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기사단은 이 같은 외적인 실천 활동과 더불어 장학기금 조성, 신학자들에 대한 연구 지원 등을 통해 영성적인 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오고 있다.
콜럼버스 기사단은 한국에 와있는 미군과 군무원 가운데 신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2007년 4월 우리나라에도 도입됐다. 미국 군종대교구 보좌주교를 역임한 존 J. 케이싱(John Joseph Kaising) 주교의 이름을 따 ‘케이싱 평의회’로 불리는 한국 내 공동체는 설립 순서에 따라 1만4223번의 고유 번호를 받았다. 주한미군과 군무원, 그리고 그 가족 등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케이싱 평의회에는 한국교회 사제 2명을 포함해 8명의 한국 신자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의정부·동두천, 오산·평택, 대구 등 세 곳에 지역 공동체인 원탁회의(Round Table)를 두고 있는 케이싱 평의회는 현재 160명의 기사들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이주노동자 지원, 장학금 전달, 학대받는 여성 구제, 사회복지시설 지원, 은퇴수녀 후원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교회와 함께해오고 있다. 또, 지난해 일본 쓰나미 때는 미화 7000달러를 모아 전하기도 하는 등 종교와 국경을 뛰어넘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박조셉 대표는 “콜럼버스 기사단은 늘 신앙을 성숙시켜 이론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면에서 모델이 되고자 노력한다”면서 “한국의 많은 신자들과 함께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해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복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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