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의 성지가 위치한 교구는 전국적으로도 성지가 많은 교구다. 그리고 이 15개의 성지를 잇는 길이 있다. 바로 ‘디딤길’이다. 교구 도보성지순례연구팀 ‘디딤길’에 소속돼 ‘디딤길’을 만들고 도보성지순례를 통한 선교의 꿈을 실현해 나가는 김미자(마리아·50·평택대리구 서정동본당)씨를 만나봤다.
“많은 사람들이 성지에 왜 가는지 잘 모르고 가요. 성지와 성지 사이를 무작정 걷는다고 은총이 생길까요? 어떤 길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디서 쉬고 어디서 기도를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 모두 갖춰졌을 때 더 효과적인 도보성지순례의 기쁨을 얻을 수 있어요.”
도보성지순례연구팀 ‘디딤길’ 창단 당시부터 3년 동안 ‘디딤길’을 걸어온 김씨는 “‘올레길’, ‘걷고 싶은 길’ 등 전국적으로 여러 가지 길이 유행하고 있지만 ‘디딤길’은 그런 길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몸의 건강을 생각해서 걷는 길이 아니라 신앙의 건강을 위해 걷는 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디딤길’을 만드는 데 주력해오던 그는 올해부터는 ‘디딤길’을 직접 안내하는 봉사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사람들에게 성지순례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한다. 김씨는 성지와 길에 얽힌 이야기, 지역의 역사, 자연생태 등 지역 주민이나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딤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이런 김씨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도보성지순례는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큰 인기다.
“‘순교자들도 숨어 걸으면서 힘든 가운데 참 신앙을 얻었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도보성지순례를 하면서 어려움 속에서 신앙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지금은 주변 신자들이나 가족들의 자랑거리인 김씨지만 ‘디딤길’을 만들고 걸어온 시간은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었다. 자신이 하던 일도, 가정도 미루고 봉사를 하면서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내적·외적 갈등을 겪어야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김씨의 신앙이 성장했고 지금은 사랑 넘치는 봉사를 하기 위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김씨는 이제 기존의 활동뿐 아니라 ‘디딤길’ 연구팀을 통해 도보성지순례 동아리를 신설하려는 본당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또 새로운 ‘디딤길’을 개척해나갈 꿈에도 부풀어 있다.
“교구 모든 본당에 도보성지순례 동아리가 생기는 날까지 봉사하고 싶어요. 특히 김대건 신부님의 여정을 따르는 길을 찾아 나가고 싶고, 청소년을 위한 색다른 도보성지순례 프로그램도 만들어 나가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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