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심은데 콩 나야지, 팥이 나면 안 되는겨~”
우스갯소리 한마디에 땀을 비 오듯 흘려가며 밭고랑에 콩을 심는 수원교구 용인대리구 송전본당(주임 이규철 신부) 공동체 식구들 얼굴에 웃음꽃이 번진다. 본당은 전 신자 성지순례 기금 마련을 위해 17일, 콩 심기에 도전했다.
성별, 나이를 불문한 100여 명의 공동체 식구들은 정성스레 흙을 파고, 콩 낱알을 집어넣었다.
고사리 손을 보탠 강채영(사라ㆍ7), 강서영(리타ㆍ6)양은 “콩 심는 일이 이렇게 재밌는 줄 몰랐다”며 “어른들을 도울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햇빛에 반사된 지열에 숨이 막히고, 허리를 몇 번이나 굽혔다 펴야 하는 고생이지만 함께 라는 마음만큼은 풍성하다. 한데 어우러진 사물놀패도 힘을 돋운다.
주임 이규철 신부는 “단순히 콩을 심는 것만이 아니라 이러한 기회를 통해 신자들 간에 일치와 화합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콩을 심는 밭은 총회장 김영인(베드로)씨의 지인인 고(故) 김연중(시몬)씨 가족의 배려로 무상임대 할 수 있었다. 본당 상임위원들은 콩을 심기 전부터 5000평 밭을 솎아내고 고랑을 만드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 김 회장은 “결실을 맺을 때까지 앞으로도 상임위원들이 앞장서 텃밭을 돌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체 식구들은 얼른 콩이 여물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자들의 마음을 모아 심은 콩이기에 그 맛이 궁금하다. 기대에 부응하듯 콩의 수매에도 공동체 식구들이 나섰다. 공동체 식구들 사이에 벌써부터 콩의 판매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본당은 오는 9월 순교자성월에 맞춰 전 신자 성지순례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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