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보면 한창 봉사하던 사람들이 봉사하면서 상처 받고 성당을 안 나오거나 다른 성당으로 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일까.
본당에는 제분과와 제단체 또는 소공동체 등 여러 분야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이 있다. 봉사를 하다보면 각 분과·단체별 또는 개인별로 목표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부분에서 서로 의견 충돌이 생긴다. 이러한 의견 충돌은 잘 조율이 된다면 큰 문제는 생기지 않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본당 전체 분위기를 해치게 되고 결국 본당 내에서 상처를 받고 심지어 봉사 후 냉담하는 사람까지 생기게 된다.
상대방의 의견을 과연 우리는 경청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상대방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우리는 잘 이해하고 있는지 반문해보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경청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이해하려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는가’에 대해서도 반문해 보자. 상대방을 배려한다함은 내가 먼저 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청과 배려가 앞서는 봉사는 상대방을 기분 좋고 신나게 해줄 수 있고, 이러한 경청과 배려를 받은 상대방은 나에게도 그러한 대접을 해주게 되며,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설사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주게 되고 이러한 선순환이 이뤄지게 되면 본당의 운영은 더욱 쉬워질 것이다. 선순환이 쉬운 것은 아니다.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봉사자들은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여러 분야의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우리가 봉사하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할 수도 있다. 또 상대방이 나의 사정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상처 주는 사람을 탓하기보다 내가 ‘상처를 받지 말자’고 주장하고 싶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나에게 상처 주었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상처 받았음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먼저 그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하며 이해하고 의견을 조율한다면 좀 더 보람찬 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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