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해본 사람이라면 몸이 아픈 것만이 환자의 고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안다. 병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감, 병원비 납부를 위한 경제적 부담 등 다양한 어려움이 따라온다. 그런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사회복지사,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사회사업팀의 정인순(잔다르크·36·인계동본당)씨를 만나봤다.
“일에 지쳐서 늘 불평 불만만 많을 때가 있었는데 환자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제가 치유 받는 느낌을 받아요. 그 안에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영적인 도움을 얻었어요.”
입사 후 자신의 일에 도움을 주고자 대학원 공부를 겸했던 정씨는 학업과 업무에 치여 지쳐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일임에도 의무적으로 대하기도 하고 모든 관심이 스스로에 집중돼 있던 그때 한 환자를 만났다. 그 환자는 의지할 곳도 없는 어려운 형편에다 완치할 수 없는 병을 가졌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늘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이 환자와의 상담이 오히려 지친 정씨를 치유하고, 냉담하던 정씨가 다시 교회를 찾게 해줬다.
“‘마음의 평화’만을 추구하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평이 생기고 결국 냉담을 하게 됐어요. 이제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려 노력해요. 나를 먼저 돌봐야 환자들도 도와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정씨는 환자들이 발병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 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나, 상담이나 도움을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또 그때마다 자신이 변화되는 것도 체험했다.
“이 일을 하면서 하느님께서는 멀어지려고 할 때마다 다시 이끌어주시고 붙잡아 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미얀마에 봉사 갔을 때는 신앙적으로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했어요.”
지난해 미얀마 의료봉사를 다녀오면서 얻은 것도 많다. 4번에 걸쳐 국외 의료봉사를 준비 및 실무역할만 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4200여 명의 미얀마 사람들의 아픔을 돌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신앙을 가진 사회복지사로서 정씨는 단순한 일,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환자들과 만나는 안에서 하느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찾고 발견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 안에서 정씨가 찾은 답은 ‘행복’이다.
“제가 행복해야지만 환자들에게 행복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 큰 행복을 전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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