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노동자의 집을 찾다
최병조 신부와 홍명호 신부(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장), 배용우 신부(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부국장 겸 사회복지회장), 하오 신부(베트남공동체 지도) 등 성직자, 이주민센터 엠마우스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다문화체험단은 그들이 평소 만나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스스로 베트남을 방문할 것을 자청했다.
▲ 수원교구 다문화체험단과 쭝의 가족들.
▲ 쭝의 어머니가 다문화체험단의 박선화 수녀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 빗속에서 쭝의 어머니가 수원교구 다문화체험단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이 정말 행복해요. 아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날일 겁니다. 수녀님, 신부님, 한국 신자들이 멀리서 이곳을 찾아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쭝이 돈을 벌어서 이 집을 지어줬어요. 아들이 너무 보고 싶지만 전화 통화하는 것으로 그리움을 달랩니다.”
아들을 떠올리자 부모의 눈시울이 이내 붉어졌다. 오래도록 이어진 그리움은 전가족의 슬픔으로 굳어졌다.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혈혈단신으로 베트남을 떠났던 쭝, 그가 땀 흘려 일하는 나라에서 그의 소식을 싣고 온 손님들이 부모는 아들이 온 것 마냥 반갑기만 하다.
쌀국수와 닭요리, 베트남식 튀김만두 등 하루 종일 부엌에서 불과 씨름하며 준비했던 음식을 체험단에게 내놓는다. 깜깜한 어둠이 내려앉을 때까지 준비한 음식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저녁식사가 끝난 후, 아버지가 말을 걸었다.
“저희 집안은 오래 전부터 천주교 집안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기도를 하는데 쭝과 우리 가족이 언젠가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그게 안 되면 그곳에서 건강만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 짧은 만남과 이별
“쭝은 한국에서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이번에도 다문화체험단이 베트남을 체험하러 간다는 소식을 듣고 본인의 집에 초대해주었고요.”
최병조 신부가 쭝에 대해 이야기하자 가족들은 귀를 기울였다. 쭝의 형제들과 수많은 어린 조카들도 한국에서 온 체험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눈을 반짝인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눈빛과 몸짓으로 소통하며 그들은 서로에 대한 호의를 체험했다. 체험단은 평소 학용품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볼펜을 선물하고 떠날 채비를 했다.
▲ 아기가 다문화체험단이 전달한 볼펜을 들고 있다.
최병조 신부는 “이주민의 문화를 직접 찾아가 체험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며 “유교의식이 강한 한국교회와 비슷한 점이 많은 베트남교회를 체험하면서 많은 동질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남은 일정을 위해 쭝의 집을 떠나며 함께 저녁식사를 했을 뿐인 이들은 아쉬움에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쭝의 가족들은 체험단에게 온 힘을 다해 손을 흔든다. 버스가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가족들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수원 엠마우스 총무 강미애(아가다ㆍ50ㆍ화서동본당)씨는 “직접 이들의 나라에 와보니 이주노동자와 다문화여성들을 다른 감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는 쭝의 부모님 모습을 보니 전세계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의 031-257-8501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
▲ 쭝의 어머니와 다문화체험단의 안금란(안나)씨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