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서 아브라함은 75세 되는 나이에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교회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이제부터는 그동안 교회 기관에서 쌓아온 30여 년 노하우를 바탕삼아 제가 잘하는 일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가꾸는 일’에 적극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1990년 이향신자사목부 근무를 시작으로 20년 넘게 서울대교구에서 봉직했던 하인호(마태오·서울 옥수동본당) 부장이 6월 30일자로 그간 정들었던 교구 사무처에서의 업무를 마무리했다.
서울대교구 근무에 앞서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졸업하고 1976년부터 교회 내 각 기관·본당에서 종사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하 부장은 그렇게 40년 가까운 세월을 교회 업무에 투신해온 한편, 평신도 선교사로서 신자재교육에 앞장서 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88년부터 전국 각 교구에서 신자재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1000회가 넘는 강의를 실시한 바 있고 1994년부터는 「사순절공부」, 「대림절공부」 책자를 발간, 전국의 36만 신자들이 사순·대림시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향신자사목부에 근무하는 동안에는 4만6000명의 교적을 다시 찾아주었던 기록을 갖고 있다. 본당과 교구 단체에서도 여러 책임을 맡아 봉사해온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하 부장은 지난해 6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성십자가 훈장’을 받기도 했다.
20여 년간 서울대교구와 인연을 맺었던 시간만큼 격동의 교구 역사를 지켜보기도 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이임과 정진석 추기경의 착좌 및 이임, 그리고 최근의 염수정 대주교 착좌까지, 다사다난했던 교구의 성장과 발전 모습을 근거리에서 함께할 수 있었다.
“미력하나마 교회에 성장하는데 도움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쉼없이 노력하자고 다짐해온 세월이었다”고 지난 20여 년의 서울대교구청 근무를 회고한 하 부장은 “힘들었지만 하느님의 은총이었고, 무엇보다 그러한 마음가짐에 힘을 주었던 것은 ‘기도’였다”고 밝혔다.
“모든 일을 수행함에 있어 개인적 능력보다는 기도의 힘에 의지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회 기관에 근무하는 동료·후배 직원들에게도 교회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 못지않게 ‘기도’가 중요함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인생의 절정기는 지금부터”라며 “하느님께 영광드리고 기뻐하실 일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 하고 싶다”는 하 부장. 앞으로는 그간 신자재교육에 힘을 쏟았던 것을 밑거름으로 신자재교육 프로그램 마련과 교리교육 연구 및 교육 책자 저술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장 7월부터 올해 대림절을 위한 책자를 저술하는 것과 함께 기존 교리서들을 재편집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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