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6월 26일, 28일에 걸쳐 분당성요한성당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제39차 교구 성경특강 내용을 요약, 보도한다.
김혜윤 수녀(로마교황청 성서대학 성서학 박사, 광주가대 교수)가 발제한 이번 강의는 예언서편으로서 ‘관계회복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충실성’이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스위스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살은 ‘삼부작’이라는 작품에서 미(美)→선(善)→진(眞)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저는 오늘 강의를 미→진에 이르기 위해 이를 통괄하는 하나의 드라마에 집중해 전개하고자 합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아름다움’에서 시작했으며(원체험), 이 관계는 지속적이며 영구적인 충실과 사랑이라는 모티브로 엮어지면서 하느님의 드라마로 기록됐고(성경), 이 관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인격적인 통찰을 통해 인간은 진리의 가장 온전한 완성(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파악하는 것이 이 강의의 핵심입니다. 성경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이후 앎과 체험, 체득으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 이끌리게 됐던 첫 체험과 이 체험이 자신들의 삶을 유지시키고 존속했던 구심력임을 알게 된 이스라엘 공동체는 이를 전수하기 위해 ‘구전’을 사용합니다. 문자의 발명과 함께 이를 기록해 문서 전승화하고자 산출된 것이 성경이며, 성경은 발타살적 표현에 의한다면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남과 사귐, 사랑과 계약, 배신과 외면, 고통과 눈물로 이어지는 그 서사적 드라마,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이 말씀은 인간 저자에 의해 기록됐으며 이 인간 저자는 하느님의 영에 의해 감도를 받아 내용을 기록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성경의 저자는 ‘두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예언서들은 한 저자에 의해 단번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구전과 문서화, 최종 편집의 단계 등을 거쳐 전승된 것들입니다.
성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말씀을 맡겨주시면 ‘시간적 개념’과는 상관없이 맡겨진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언자들은 미래를 선포하면서도 그것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보도된 미래를 통해 현재를 반성하고 성찰하게 하는 현재적 차원에 더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굳음’ ‘결연함’ ‘신의’ ‘지속’ ‘영속’과 같은 충실성과 관계된 단어들은 주로 신명기,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시편, 욥기, 잠언 등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하느님의 주요한 속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경에서는 하느님과의 관계가 시작되며 그 관계적 정체성이 규정됩니다. 탈출기는 그동안 탈출과정을 소개한 책 정도로만 인식돼왔지만, 이스라엘 민족의 형성, 하느님께 대한 앎의 여정, 계약체결과 전례적 율법규정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레위기 또한 하느님의 현존, 즉 거룩함으로 형성된 관계성을 강조하며, 신명기는 축복과 저주, 질투하시는 하느님 등의 주제를 통해 마음을 다한 관계로 해석됩니다. 예언서 가운데 호세야서와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등에서도 등장하는 하느님의 충실성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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