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성전을 새로 지은 지 3년 되는 해인데, 아직도 건축비 채무상환금이 남아 있어 넉넉지 못한 저희 본당살림은 어렵고, 신자들은 교무금과 건축헌금에 대한 부담이 누적된 상태라서 신앙적으로 많은 갈증을 느낄 때 허정현 신부님이 부임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하신 일이 성령세미나였습니다. 저도 생소한 단어여서 교회에서 하는 간증 세미나나 부흥회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동참하기를 꺼려했습니다. 그러나 본당신부님의 꾸준한 요청과 열성적 홍보로 타 본당 신자들도 참여하는 등 420여 명이 신청해 성공적으로 8주간 성령세미나를 마쳤습니다. 성령세미나에 참가한 많은 신자들이 다양한 성령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성령세미나를 시발점으로 화요일 저녁미사를 성령미사로 명명, 시작하게 됐고 이것이 2년이 된 오늘, 300~400명 이상의 신자들이 참례하는 주일미사에 버금가는 기쁨으로 가득 찬 화요성령미사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신부님이 빨간 제의를 입으시자 신자 모두가 빨간 상의나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요미사만은 성령의 빨간 옷의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자리매김하게 된 과정은 물론 순탄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의 신념은 확고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성령을 왜 나만 알고 있어야 하는가’ 등의 깊은 배려 속에서 이뤄진 신부님의 행동이었지만 그 과정이 저희 신자들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왔고, 봉사자들은 화요성령미사에 꼭 참례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아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모진 진통 끝에 빨간 옷의 미사가 탄생하게 됐고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통해 신부님은 저희를 예수님께로, 성령님께로 인도해주셨으며 하느님께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계십니다. 이제 저희 본당은 힘들었던 성전건축 채무상환의 부담이 말끔히 씻어졌고, 성령에 취해 또 한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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