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주일을 맞아 도농(都農) 공동체의 나눔 연대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2010년부터 자매결연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와 농촌 교회 공동체’ 모습을 실현해 가는 본당이 있다. 바로 서울 강남구의 도곡동본당(주임 김완석 신부)과 전라남도 남부에 위치한 광주대교구 장흥본당(주임 정경수 신부)이다.
이 두 본당은 2010년 4월 11일 자매결연 협정식을 맺은 이후 매년 두 차례, 봄철 풍년기원미사·손모내기 행사와 가을철 추수감사미사·가을걷이 행사를 통해 직접적인 교류를 시도하면서 땀 흘리고 수확하는 농촌의 삶을 신앙 안에서 함께 나누고 있다.
지난 6월 8~9일에도 도곡동본당 20여 명 신자들이 장흥본당을 찾아 풍년기원미사를 봉헌하고 손모내기를 도왔다. 양 본당 신자들이 줄을 맞춰 ‘모’를 심으면서 곡식을 거두는 노력의 과정을 체험했고 손모내기 작업 후에는 기도와 일상의 삶을 나누는 대화 시간을 통해 주님 안에 한 가족임을 더 깊이 느끼는 기회를 가졌다.
도곡동본당과 장흥본당이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장흥본당 주임을 맡았던 최민석 신부가 관산공소 건축기금 마련을 위해 도곡동본당을 찾았던 것이 계기였다.
이후 양 본당은 자매결연 협정과 함께 첫 손모내기 체험 행사 등을 통해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고, 이 같은 농촌체험 이외에도 상호 본당 교환사목, 양 본당 여성 레지오 쁘레시디움 설립 지원 방문 행사, 공소사목과 선교활동을 위한 후원금 지원 사업 등을 통해 표피적인 자매결연이 아니라 삶과 신앙을 나누는 실질적인 도농 공동체 교류의 장을 가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도곡동본당과 장흥본당의 나눔과 교류는 특히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점차 크게 벌어지고 있는 한국사회 상황에서 도농 공동체가 ‘어울림’을 시도하는 것 만으로도 교회 내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이다.
두 본당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러한 나눔에 더하여 신자들이 영성적으로도 소통하고 형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도농 공동체 협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장흥본당 신자들이 교류 후 처음으로 도곡동본당에 가서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라고 전한 장흥본당 도농교류분과장 박형기(안드레아)씨는 “거리상 어려움이 있음에도 먼거리를 찾아와 땀 흘리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 체험하고 삶을 나누고자 하는 도곡동본당 신자들을 보면서 진정한 도농 교류의 의미를 느낀다”고 말하고 “두 본당의 활동이 교회 내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더욱 싹을 틔워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도곡동본당 사목회장 이병찬(베네딕토)씨는 “장흥본당과의 교류를 통해 전반적으로 농촌공동체와 연대하는 삶에 대해 신자들의 인식이 높아진 것 같다”고 밝히고 “신자들이 중심이 된 가운데 도농공동체가 삶과 신앙을 함께 교류하는 ‘상생’의 나눔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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